"홍삼 대신"…편의점 추석 선물, MZ 취향으로 세대교체
김지수 기자2026.09.04

세븐일레븐, 헬로키티·롯데호텔 협업으로 600여 종 승부수
홍삼과 한우 세트가 지배해온 추석 선물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오는 10월 2일까지 프리미엄부터 실속형까지 아우르는 600여 종 규모의 '2026 추석선물세트'를 판매한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이번 라인업의 특징은 명절 선물의 새로운 구매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정조준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헬로키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굿즈 상품 9종을 새롭게 선보였고, 롯데호텔과 협업한 프리미엄 상품도 함께 준비했다.
세븐일레븐 측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시즌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나며, 편의점이 명절 선물 구매처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적 실용성'보다 '개인 취향'…위스키·전통주가 상위권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선물 선택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명절 선물 소비 흐름은 물질적 실용성보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스키·전통주 같은 특색 있는 주류나 홍삼·두유 등 건강식품, 화장품, 유명 맛집과의 협업 상품 등이 지난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화된 '효도 세트' 대신, 받는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개인화된 선물이 명절 선물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24는 소포장 한우로 1~2인 가구 공략
이마트24는 오는 18일까지 추석 선물 상품을 운영하며, 신선식품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약 30% 늘려 한우·굴비 등 기존 편의점에서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상품까지 구색을 확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한우 '한우미식세트' 6종을 단독으로 선보였다는 점이다.
명절 선물이 대가족 중심의 대용량 구성에서, 소규모 가구도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실속형 구성으로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SNS 인증 문화가 만든 '패키지 경쟁'
MZ세대를 겨냥한 선물 트렌드 변화는 상품 구성뿐 아니라 포장 방식에서도 확인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받은 선물을 SNS에 공유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패키지가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요소로 떠올랐다.
로고가 들어간 포장지나 리본을 활용하면 선물을 받는 순간 브랜드가 쉽게 각인되고, 브랜드만의 컬러와 패턴을 더하면 선물의 완성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80.9%가 6개월에 한 번 이상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물을 주고받는 방식 자체도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가치소비'도 새 키워드…친환경 패키지·비건 옵션 인기
올해 추석 선물 트렌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가치소비'다.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 대신 친환경 종이 패키지나 재사용 가능한 보자기 포장을 택하고, 저당·비건 옵션이 포함된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무엇을 선물하느냐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느냐까지 고려하는 트렌드 세터층의 성향이 명절 선물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 '가성비'와 '가심비' 동시 공략
업계에서는 편의점이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굿즈와 호텔 협업 상품을 앞세워 명절 선물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공략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프리미엄 한우·굴비 세트로 전통적인 명절 선물 시장을 지켜온 사이, 편의점은 접근성 좋은 매장망과 캐릭터 굿즈, 협업 상품을 무기로 젊은 세대의 지갑을 여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명절 선물 문화의 근본 변화로 이어질지"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명절 선물 문화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가족 중심의 획일화된 선물 세트 대신, 개인 취향과 가구 형태, 가치관을 반영한 다변화된 상품군이 계속 확대될 경우, 향후 명절 선물 시장의 주도권이 백화점·대형마트에서 편의점이나 온라인 커머스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추석 매출 성적이 이런 세대교체 흐름이 일시적 유행인지 지속가능한 트렌드인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