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골면 침대가 알아서"…'슬립테크' 침대 시장 뒤흔든다
한지훈 기자2026.09.07

"누워만 있어도 자동 스트레칭"…코웨이, 비렉스 R시리즈로 승부수
침대가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스스로 반응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코웨이는 최근 모션베드와 스트레칭 기능을 결합한 '비렉스 R시리즈'를 선보이며 이른바 '슬립테크(Sleeptech)'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표 모델인 'R7 스트레칭 모션베드'는 침대 내부에 탑재된 듀얼 스트레칭 셀과 럼버 서포트 시스템을 통해 허리 부위를 최대 약 700㎜ 높이까지 들어 올려준다.
취침 전에는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상 시에는 굳은 몸을 부드럽게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비렉스 R시리즈는 코웨이의 맞춤형 수면 솔루션을 보여주는 차세대 슬립테크 제품"이라며 "취향부터 수면 습관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적의 휴식과 숙면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골이 감지하면 상체 각도 자동 상승…"기도 확보로 능동 개입"
이번 신제품군의 핵심 기술은 사용자의 신체 반응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데 있다.
과거의 침대가 신체를 지지하는 수동적 가구였다면, 슬립테크 침대는 센서로 사용자의 호흡과 수면 상태를 실시간 감지해 매트리스 경도를 자동 조절하거나, 코골이가 감지되면 상체 각도를 높여 기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면의 질에 직접 개입한다.
코웨이는 이에 앞서 국내 최초로 공기 주입 방식의 '슬립셀'을 적용한 스마트 매트리스를 선보인 바 있는데, 기존 스프링 대신 공기 압력을 활용해 사용자의 체형과 수면 자세에 맞춰 매트리스 경도를 조절하고 체압을 분산하는 기술이다.
코웨이는 2011년 국내 최초로 매트리스 렌탈·위생관리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이런 슬립테크 생태계를 꾸준히 확장해왔으며, 지난해 국내 침대 매출 3654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I가 체온까지 자동 조절…"잠들기 전엔 낮게, 깰 때는 높게"
체온을 활용한 수면 최적화 기술도 슬립테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수면 전문 브랜드 삼분의일이 출시한 스마트 매트리스 '슬립큐브'는 이용자가 별도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매트리스 안에 내장된 수면 센서가 호흡수를 측정해 수면 상태를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매트리스 표면온도를 20도에서 40도까지 자동으로 조절해 사용자의 체온을 수면 단계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원리다.
사람의 체온은 통상 잠들기 전에는 낮아지고 기상 시점에는 높아지는데,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이런 체온 변화가 수면·기상 단계와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슬립큐브는 잠들기 직전 매트리스 표면온도를 내려 빠르게 잠들도록 돕고, 기상 시점에는 온도를 서서히 올려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수집된 수면 데이터는 와이파이를 통해 클라우드로 전송돼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처럼…"81가지 조합으로 초개인화"
침대 시장의 기술 경쟁은 개인 맞춤화 방향으로도 뻗어가고 있다.
코웨이는 '비렉스 슬립 시스템 81'을 통해 매트리스 기능과 크기, 헤드보드 디자인, 색상 등을 최대 81가지 조합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워치가 시계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처럼, 침대 시장에서도 기술 기반의 맞춤형 수면 관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 기능도 강화됐는데, 코웨이의 IoCare+(아이오케어 플러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면 스마트폰으로 침대를 원격 제어할 수 있고, 제품에 따라 개인별 스트레칭 리포트 확인과 습관화 목표 설정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슈퍼싱글 매트리스 두 개를 하나의 프레임에 배치하는 '트윈슈퍼싱글(TSS)' 방식도 주목받는데, 부부나 커플이 각자의 수면 습관을 존중하면서도 공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구역별 지지 시스템을 갖춘 슬립테크 모션베드와 결합해 초개인화 수면 환경을 완성하는 트렌드로 꼽힌다.
스마트링·CBT-I 앱까지…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도 등장
슬립테크는 매트리스에 그치지 않고, 웨어러블 기기와 디지털 치료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오우라링 같은 스마트링은 수면 점수를 통해 장기적인 수면 패턴 추세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며,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수면 제한과 자극 조절, 수면 위생, 인지 왜곡 치료 등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으로, 의료진 처방 후 사용하는 방식이며 대면 인지행동치료의 접근성 문제(전문가 부족, 비용 부담)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기가 수면 위생을 대체할 순 없다"…전문가들 신중론도
다만 전문가들은 슬립테크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고 짚는다.
아무리 발전된 기술도 규칙적인 수면 습관 같은 기본적인 수면 위생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온도 조절 매트리스가 있어도 취침 직전 카페인을 마시면 효과가 반감되고, 스마트링의 수면 점수가 높게 나와도 기상 시간이 매일 크게 바뀌면 일주기 리듬이 무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면 위생을 먼저 챙긴 뒤 슬립테크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것, 하루 단위 점수에 집착하지 말고 2주 이상 장기 추세로 판단할 것, 코골이나 주간 졸림 같은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전문의 상담을 우선할 것, 기기 데이터를 의료 진단으로 오인하지 말 것 등을 권고한다.
특히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오히려 수면 불안이 생기는 경우, 일시적으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기술 신뢰도와 실제 수면 개선 효과의 검증"
업계에서는 국내 침대 시장이 헬스케어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웨이를 비롯한 렌탈·가전 기업들이 슬립테크 라인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런 제품들이 실제로 사용자의 수면의 질을 얼마나 개선하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검증이 뒷받침돼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 매트리스와 웨어러블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가 실질적인 건강관리로 이어지려면, 기술 고도화와 함께 소비자 대상의 정확한 정보 제공과 올바른 활용법 안내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