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화점에 이어 식당까지…"반려동물 동반" 법제화된다

정하윤 기자2026.09.07
백화점에 이어 식당까지…"반려동물 동반" 법제화된다
반려인 1500만 시대…유통업계, '펫 동반 쇼핑'으로 체류형 소비 공략 반려인 1500만 명 시대를 맞아 유통업계가 '펫 동반 쇼핑'을 새로운 체류형 소비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미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펫모차나 캐리어를 이용하면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펫티켓을 지키면 반려동물 동반 쇼핑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장애인 보조견과 퍼피워킹견(보조견 교육 중인 동물)은 식당가를 포함한 모든 시설 출입이 허용된다. 다만 일반 반려동물은 전용 펫모차나 케이지 이용이 원칙이며, 커버를 닫은 채로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슬링백으로 안고 다니는 것은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제한된다. 롯데백화점 역시 예방접종이 완료된 개·고양이에 한해 펫모차나 캐리어를 이용한 입장을 허용하고 있으며,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전용 공간 '펫그라운드'를 테이스티그라운드 내에 별도로 마련해뒀다. "대형마트는 아직도 원칙적 출입 금지"…업체별 방침 제각각 다만 대형마트는 백화점과 달리 여전히 보수적인 편이다. 대체로 대형마트에는 반려동물 입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식품을 취급하는 매장 특성상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트별로 세부 방침이 다를 수 있어 방문 전 개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게 업체마다 반려동물 동반 정책이 제각각이다 보니, 실제로 백화점이나 마트 현장에서 반려동물 동반 여부를 둘러싼 고객 간 갈등, 이른바 '펫싸움'이 벌어지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 업체들이 반려동물 동반 방침을 정확히 고지하고, 정부 역시 관련 제도의 부작용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월 1일부터 식당·카페도 법제화…"별도 공간 분리 없이도 동반 입장"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당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난 1월 2일 공포하고 올해 3월 1일부터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그동안은 식품접객업소에 동물 출입을 허용하려면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공간을 원칙적으로 분리해야 했는데, 이는 동물의 털이나 타액 등으로 음식물이 오염되거나 감염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개정 규칙에는 일정한 시설 기준을 갖춘 경우 별도의 공간 분리 없이도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그동안 위생 문제로 가장 보수적이었던 식당·카페 영역까지 반려동물 동반 문화가 제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방접종 확인부터 전용 식기까지…까다로운 시설 기준 다만 모든 식당이 자동으로 반려동물 동반을 허용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는 희망하는 영업자가 관할 지자체에 신고·수리를 받아야만 운영할 수 있는 자율 선택제다. 반려동물 출입을 원치 않는 업소는 기존처럼 출입을 금지해도 무방하다. 실제 운영을 원하는 업소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접종 증명서나 예방접종 수첩을 통해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다른 손님·반려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식탁 간격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또 반려동물이 매장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전용 의자나 케이지, 목줄 고정 장치, 별도 전용 공간 가운데 하나 이상을 갖춰야 하며, 조리장이나 식재료 보관 창고에는 울타리를 설치해 반려동물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반려동물 전용 식기와 배변 처리용 전용 쓰레기통을 구분해 표시하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허용 대상은 개와 고양이로만 한정된다. 식약처는 이 밖에도 물림 사고 등에 대비해 반려동물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는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다. "법제화됐지만 세부 조건 충족 쉽지 않다"…현장 확산은 시간 걸릴 듯 새 제도가 시행됐다고 해서 곧바로 현장에 확산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법제화가 이뤄졌더라도 시설 기준을 실제로 충족하기가 쉽지 않아,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도입하는 음식점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식약처는 현장 영업자들이 새 규정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위생·안전관리 매뉴얼을 별도로 배포하며 제도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장 구조상 가능하다면 반려동물 동반존과 비동반존을 자연스럽게 나눠 운영하고, 알레르기나 동물 공포가 있는 손님도 편안히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쇼핑에서 외식까지"…반려동물 동반 문화, 소비 전반으로 확산 이처럼 반려동물 동반 문화는 백화점 쇼핑을 넘어 외식업계로까지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반려인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촉진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반려동물을 함께 소비 활동을 하는 '가족 구성원'으로 대우하려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맞닿아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 매출액 자체도 통계청 조사에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반려동물 친화 공간 확대가 관련 산업 성장과도 맞물려 있음을 시사한다. "동반 문화와 비반려인 배려 사이의 균형" 반려동물 친화 공간이 늘어나는 흐름 자체는 거스르기 어려운 사회적 변화이지만, 이 과정에서 동물 알레르기나 공포증이 있는 다른 고객들의 권리도 함께 보호되어야 한다. 업체별로 명확한 동반 방침을 사전에 고지하고, 반려동물 전용 공간과 일반 공간을 적절히 구분하는 세심한 운영이 뒷받침돼야,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만족하는 방식으로 이런 트렌드가 안착할 수 있다. 3월부터 시행된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확산될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유통업계와 정부가 어떻게 관리해나갈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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