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증료 석 달 연속 올라도 하늘길 북적… "남는 건 글쎄"
박지은 기자2026.10.16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27단계로 6월 이후 최고, 편도 최대 40만원 넘어… 추석 연휴 일본행은 매진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석 달 연속 오르며 6월 이후 가장 높은 단계로 올라섰지만, 연휴 때마다 하늘길은 여전히 북적인다.
여행객들은 오른 할증료를 감수하고서라도 표를 사는 모습이다.
다만 좌석이 차는 것과 항공사가 이익을 남기는 것은 별개다.
11월 할증료 4단계 인상… 6월 이후 최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1월 발권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현행 23단계에서 27단계로 4단계 올린다고 공지했다.
9월 21단계, 10월 23단계에 이어 3개월 연속 인상이다.
올해 유류할증료는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5월 사상 최고인 33단계까지 치솟았다가 휴전 합의 이후 6월 27단계, 7월 19단계, 8월 14단계로 내려왔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의 11월 할증료는 편도 기준 5만5600원부터 최대 40만8100원이다.
10월(4만9000~36만2600원)보다 최소 금액은 13.5%, 최대 금액은 12.5% 올랐다.
인천~도쿄·오사카·베이징은 7만6000원, 방콕·싱가포르는 18만5800원, 런던·파리·로스앤젤레스는 37만100원, 뉴욕 등 미국 동부는 40만8100원이다.
최장 노선 왕복 할증료는 81만6200원으로 이달보다 9만1000원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편도 6만2400원에서 35만1100원까지 부과하며 인상 폭은 최대 16.9%다. 올해 3월 대한항공 할증료가 최대 9만9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넘는 수준이다.
원인은 다시 오른 항공유
할증료는 직전 달 16일부터 당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11월분 산정 기간(9월 16일~10월 15일)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4.03센트(배럴당 173.89달러)로, 10월분 산정 기간(377.54센트)보다 9.7% 올랐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원유 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물리적 충돌을 벌이면서 국제 유가가 반등한 영향이다.
그래도 '만석' 행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스타항공의 일본 전 노선은 연휴 초 출발편과 연휴 말 귀국편이 매진됐다.
인천공항은 연휴 닷새간 114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하루 평균 22만8000명으로 지난해 추석보다 약 4.8% 많은 수준이다.
이미 9월 할증료가 오른 상황에서도 일본 단거리 노선까지 좌석이 빠르게 찼다.
여행업계에서는 연휴·성수기에 '일단 가자'는 수요가 강하다고 본다.
환율과 할증료 등을 합친 총비용을 따져 예약 시점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면서, 할증료가 내려갈 때는 예약이 급증하고(6월 휴전 합의 직후 여행사 예약률이 주 단위로 30~60%대 늘었다) 오르는 시기에는 단거리·연휴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11월에 표를 끊으면 같은 탑승일이라도 10월보다 총액이 오르는 만큼, 연말 여행을 계획한 여행객은 10월 안에 서둘러 발권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비용 회수 시차'에 속앓이… 만석이어도 남는 건 별개
반대편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유류할증료가 발권 시점에 확정되는 구조여서, 앞서 팔린 항공권에는 이후 오른 연료비를 반영할 수 없다.
예컨대 8월에 추석 항공권을 산 승객에게 9월 인상분을 추가로 받을 수 없다.
연휴 좌석을 가득 채워도 연료비 상승분을 운임으로 충분히 회수하지 못하면 기대만큼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만석 특수'가 이익으로 남을지는 연휴가 끝난 뒤 비용 계산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실적에서 한국발 여객 수요가 유류할증료 부담과 원화 약세로 다소 줄었지만,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요와 인천공항 환승 수요가 늘고 AI·반도체 관련 화물 수요가 커져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 수요 위축을 방한·환승·화물이 메우고 있는 셈이다.
여행 심리는 어디로
항공업계에서는 할증료 인상 추세가 이어지면 여행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고유가로 항공사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지만 환율 추세를 고려해 공격적인 영업 활동으로 현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월 할증료 급등 때는 해외 숙소 예약이 줄고 국내 호텔·리조트가 반사이익을 봤던 만큼, 연말 성수기 수요가 해외에서 국내로 일부 이동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12월 할증료는 10월 16일 이후 한 달간의 항공유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길어지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고, 휴전 기조가 회복되면 6월처럼 급락할 수 있다.
소비자는 항공권 가격만이 아니라 유류할증료, 환율을 합친 총비용과 발권 시점을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