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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사지 않고 빌려 쓴다"…냉장고까지 파고든 '가전 구독'

최윤서 기자2026.10.26약 3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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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않고 빌려 쓴다"…냉장고까지 파고든 '가전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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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가전을 한 번에 사는 대신 매달 구독료를 내고 쓰는 '가전 구독'이 주류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판매 중심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가전 업계는 구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를 겪는 소비자는 초기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에 반응한다. 다만 총비용과 장기 계약 부담을 따져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커지고 있다. 정수기에서 냉장고·TV·로봇까지 LG전자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같은 렌털 수요가 높은 품목에서 출발해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노트북으로 구독 품목을 넓혀 왔다. 구독 품목은 현재 20여 종을 훌쩍 넘고, 서빙 로봇 같은 기업용 로봇 구독도 내놓았다. 신축 아파트와 건설사를 상대로 한 기업 간 거래(B2B) 구독 물량도 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구독 매출이 사상 처음 연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보도가 나왔고, 일부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구독 매출은 2조 5천억 원으로 1년 새 30% 증가했다. 집계 기준과 시점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소개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도 ‘AI 구독클럽'을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구독 매출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파나소닉까지 구독에 합류하면서 가전 구독은 글로벌 업계의 공통 전략으로 떠올랐다. KT경제경영연구소 전망에 따르면 국내 렌털·구독 시장은 2020년 약 40조 원에서 2025년 100조 원 안팎으로 커졌다. "목돈 없이 최신 제품, 관리는 덤" 구독의 인기 비결은 낮은 초기 비용과 관리 서비스다. 신혼부부 D씨(32)는 최근 냉장고와 세탁건조기를 구독으로 들였다. D씨는 "한 번에 수백만 원을 내기엔 부담이 컸는데 월 비용으로 나누니 부담이 줄었다"며 "정기 방문 점검과 무상 수리가 포함된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4천여 명의 전문 '케어 매니저'를 두고 정기 방문 관리와 무상 수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용 연령대도 40~50대에서 20~30대까지 넓어졌다. 이사가 잦은 1인 가구와 고가 제품 대신 최신 모델을 체험하려는 젊은 층에게 소유보다 사용을 택하는 방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가전이 늘면서 가격이 오른 점도 구독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엔 '안정적 수익', 소비자엔 '따져볼 점' 기업에는 매달 들어오는 안정적인 구독료와 소모품·케어 서비스 수익이 매력적이다. 수요 둔화로 판매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 서비스를 팔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반면 소비자는 꼼꼼히 계산해 봐야 한다. 약정 기간 동안 낸 총비용이 일시불 구매가보다 높을 수 있고,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생길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독이 미래 수요를 앞당겨 쓰는 구조여서 단기 수익은 높아도 장기적으로 가전 교체 수요가 줄 수 있고, 제품이 오래되면 관리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대형 가전 구독을 아직 낯설게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가전 업계, '제품 회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구독이 가전 산업의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다. 이제 가전은 한 번 팔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관리와 업그레이드까지 포함한 서비스로 경쟁하는 시대이며 소비자가 총비용과 계약 조건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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