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처럼 접는다"…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 공개
한지훈 기자2026.09.10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Apple']
신임 CEO 존 터너스 데뷔 무대…"서프라이즈 앤드 샤인" 행사서 베일 벗어
애플이 새 시대의 막을 올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에서 존 터너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애플 최초의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를 공개했다.
이 행사는 지난 1일 팀 쿡으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은 터너스의 첫 공식 기조연설 무대였다.
여권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이 기기는, 거의 20년 전 애플이 미니멀한 유리 슬래브 디자인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던 이후 아이폰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물리적 디자인 변화로 평가된다.
팀 쿡, 15년 만에 CEO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이번 행사는 애플 리더십 교체 이후 처음 열린 대형 신제품 발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2011년부터 2026년까지 약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팀 쿡은 지난 1일 CEO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을 지낸 존 터너스가 새 CEO로 취임했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쿡이 애플을 이끌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쿡에서 터너스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이번 신제품 발표는 터너스 체제 출범을 알리는 상징적인 이벤트로 기획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스포트 폴드' 디자인…7.8인치 무주름 디스플레이 탑재
아이폰 듀오의 가장 큰 특징은 여권처럼 열고 닫을 수 있는 폴더블 폼팩터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주름 없는 7.8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이는 경쟁사들이 오랫동안 극복하지 못했던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고질적 약점인 '접히는 부위의 주름 자국' 문제를 애플이 기술적으로 해결했음을 시사한다.
애플이 그동안 신기술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만큼, 이번 폴더블 아이폰 출시는 시장에서 폴더블 폼팩터의 안정성과 완성도가 충분히 검증됐다는 판단이 섰을 때 뛰어드는 애플의 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삼성·모토로라·구글은 이미 출시"…애플만의 승부수는?
애플의 이번 진입은 시장에서는 다소 늦은 편이다.
삼성과 모토로라, 구글 등 주요 경쟁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여왔다.
포레스터의 디판잔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이번 폴더블 출시는 애플의 전형적인 전략 그대로"라며 "제품의 단점이 충분히 해소되고 시장이 실현 가능성의 조짐을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진입해 카테고리 자체를 재정의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차이가 있다면, 폴더블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극히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말까지 누적 1억 대 돌파를 앞둔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2026년 25%, 2027년엔 40% 점유율" 낙관적 전망도
다만 애플의 시장 진입이 폴더블 카테고리 전체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이 2026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2027년에는 점유율이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애플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생태계가 폴더블 시장 자체의 파이를 키우는 '메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8 프로 라인업도 함께 공개…"제품 물결의 시작"
이날 행사에서는 아이폰 듀오와 함께 아이폰18 프로 라인업도 함께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터너스 체제에서 예고된 대규모 신제품 물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업계에서는 터너스 체제의 애플이 2026년 한 해 동안 폴더블 아이폰과 AI 통합 홈 기기, 애플 글라스, M5 칩 기반 맥 제품군 등 15개 이상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는데, 이번 아이폰 듀오 공개는 그 첫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韓 시장 반응이 관건…"세계 최고 폴더블 보급률" 시험대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국은 삼성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폴더블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폴더블 폼팩터에 이미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이 애플의 첫 폴더블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 변화가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터너스 체제 첫 승부수가 시장에서 통할지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폰 듀오 공개가 팀 쿡 이후 애플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신중한 '후발 진입'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 아니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폴더블 시장에서 뒤늦은 진입으로 평가받을지는 앞으로의 판매 실적에 달려 있다.
터너스 CEO 체제의 첫 승부수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애플의 폴더블 진출은 전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