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韓 알래스카 LNG 투자 30일 전격 발표 임박

한지훈 기자2026.09.30
트럼프, 韓 알래스카 LNG 투자 30일 전격 발표 임박
백악관 집무실서 발표 예정…한미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첫 실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전략투자펀드를 알래스카 LNG를 포함한 미국 내 주요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 규모는 약 540억 달러(약 76조 원)로, 이는 지난해 한미 양국이 체결한 무역협정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중 첫 번째 실질적 자본 투입 사례로 꼽힌다. 한미 정상은 지난 23일 뉴욕에서 만나 350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와 관련한 진전을 환영한 바 있으며, 다만 로이터는 발표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세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노스슬로프서 니키스키까지 1300㎞ 가스관…아시아 직결 첫 美 LNG 사업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440억 달러 규모로,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스키까지 1300㎞의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한 뒤 액화해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는 구상이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아시아 시장으로 직접 연결되는 최초의 미국 LNG 프로젝트가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비상장 개발사 글렌파른 그룹이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이미 일본 최대 LNG 수입사인 제라(JERA)와 도쿄가스가 사업 완공 시 연간 총 200만t을 구매하기로 하는 예비 계약을 맺었고, 글렌파른 측은 지난 3월 연간 1300만t 규모의 구매 확약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최종 투자를 확정하려면 추가로 연간 300만t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예비 계약들을 구속력 있는 정식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정부는 '고위험 사업'으로 선 그었었는데…"3호 투자 후보"로 급부상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 보고에서 이 사업을 "하이리스크(고위험) 사업"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과의 대미 투자 협상 테이블은 물론 장외에서도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거듭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 사업은 한국의 '3호 투자 후보'로 검토 대상에 오르게 됐다. 정부는 그동안 '상업적 합리성'을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왔는데, 새 LNG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측면에서 이번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 정부는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적 투자의 1호 사업으로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기로 국회에 보고한 바 있으며, 미국 내 신규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던 사안이었다. 일본도 포기했던 사업…"밑 빠진 독" 우려 여전 이번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는 앞서 일본도 참여를 포기했던 고위험 사업으로, 수익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이 사업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이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1300㎞에 달하는 장거리 가스관 건설 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꼽혀왔다. 앞으로 이 사업은 한미 간 추가 협상을 거쳐 투자 여부와 조건이 최종 결정될 전망인데, 한국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계속 따진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이 무리한 투자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조적 비용 장벽 해소"…중동發 가스시장 재편이 배경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최근 격화된 중동 정세도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본 유입이 수십 년간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지연시켜온 심각한 구조적 비용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하며, 한국의 참여가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가스 시장 재편 속에서 이뤄졌다고 짚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재점화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가스 가격도 요동치는 상황에서,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LNG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이번 알래스카 프로젝트 투자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율 40% 밑…11월 중간선거 앞둔 '정치적 계산'도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부각해 유권자 지지를 확보하려는 연이은 경제·투자 발표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를 밑돌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특히 이란 전쟁 상황과 고유가 문제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래스카주는 미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는 공화당의 핵심 요충지이자 이번 중간선거의 격전지로 꼽히는데, 이런 지역구 사정이 이번 발표 시점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텍사스 가스발전·원전 사업도 함께…총 3500억 달러 패키지 일부 이번 발표에는 알래스카 LNG 외에도 텍사스 가스화력발전소와 원자력 에너지 관련 사업 등이 함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반도체 등 전략산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와, 조선 분야에서 미국이 승인한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투자를 합쳐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알래스카 LNG 540억 달러는 이 전체 패키지 중 첫 실질적 자본 투입 사례가 되는 셈이며, 이후 나머지 사업들의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집행 시기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적 합리성과 정치적 압박 사이에서 실제 투자조건을 얼마나 지켜낼지" 이번 발표가 성사되더라도, 진짜 관건은 그 이후에 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의 최종 투자 여부와 세부 조건은 한미 간 추가 협상을 통해 결정될 예정인데, 한국 정부가 내세워온 '상업적 합리성' 원칙과 미국 측의 정치적 요구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 잡힌 조건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일본조차 포기했던 고위험 사업에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파이프라인 건설비 초과나 구매 계약 이행 지연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여론의 반발도 예상된다. 30일 예정된 공식 발표에서 구체적인 투자 구조와 리스크 분담 방안이 어떻게 제시되느냐가, 이번 알래스카 LNG 투자가 '전략적 승부수'로 평가될지 '밑 빠진 독'이 될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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