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 자회사…머스크, "SpaceXAI→SpaceXSI로"
한지훈 기자2026.10.05

"더 이상 AI는 없다, SI다"…트럼프 행정명령에 머스크가 화답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인공지능(AI) 사업부 'SpaceXAI'의 이름을 'SpaceXSI'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로켓·우주선 사업을 담당하는 모회사 스페이스X(SpaceX) 자체의 사명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올해 2월 스페이스X에 인수된 AI 자회사 xAI가 지난 7월 'SpaceXAI'로 사명을 바꾼 지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한번 명칭을 변경하는 셈이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더 이상 AI는 없다. 슈퍼지능(SI)이다. 이쪽이 더 낫다"고 적었고, 한 이용자가 "그럼 회사 이름도 SpaceXSI로 바꿀 거냐"고 묻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변경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변경 시점이나 후속 절차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 서부시간 기준 회사의 공식 X 계정과 홈페이지는 여전히 'SpaceXAI'와 'x.ai' 도메인을 그대로 쓰고 있다.
트럼프, 9월 29일 'SI 행정명령' 서명…"연방기관 공식 문서에 SI 사용"
이번 머스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대신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제안한 데 이어, 9월 29일 공식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정부가 공식 커뮤니케이션과 웹사이트, 보고서, 정책 문서에서 '인공지능'과 'AI' 대신 '슈퍼 인텔리전스'와 'SI'를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백악관 과학기술 보좌관에게는 60일 이내에 'SI'의 연방 정의를 수립하는 입법안을 제안하도록 지시했다.
다만 이 명령이 기존에 이미 발행된 규정이나 계약, 보조금 등 과거 문서까지 소급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artificial)'이라는 표현이 AI 기술에 대한 반감을 조장한다고 판단해 이런 용어 교체를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챗봇·SNS·코딩툴까지…'SI 제국'으로 몸집 키운 SpaceXAI
사명 변경 대상인 SpaceXAI의 사업 범위는 이미 상당히 방대해진 상태다.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는 지난 2월 스페이스X에 인수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고, 7월 공식적으로 'SpaceXAI'로 이름을 바꾸며 xAI와 스페이스X의 정체성을 결합한 새 로고를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 8월에는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 규모의 전액 주식 거래로 인수해 SpaceXAI 팀에 통합했다.
이에 따라 SpaceXAI는 챗봇(그록)과 소셜네트워크(X), 코딩 도구(커서),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 AI 연산 클러스터 중 일부까지 아우르는 복합 사업체로 성장했다.
만약 사명 변경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 모든 사업군의 브랜딩이 한꺼번에 바뀌어야 하는 상당한 규모의 작업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슈퍼인텔리전스 회사"…트럼프의 'SI 부대' 구상과도 맞물려
머스크는 이번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스페이스X는 슈퍼인텔리전스 회사"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SI 태스크포스' 구상과도 맞물리는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용어 교체 지침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한 빅테크 수장 중 한 명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조인트벤처로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에서 대만 TSMC와의 협력까지 모색하는 등, 머스크가 AI·반도체 분야에서 공격적인 확장 행보를 이어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름만 바꾼다고 되나"…실질적 변화 없는 '상징적 리브랜딩' 지적도
다만 이번 사명 변경을 둘러싼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SI'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 명확한 기술적·법적 정의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브랜드명만 바꾸는 것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조차 기존 법령이나 계약 문서의 소급 변경까지는 요구하지 않는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이번 발표 역시 실질적인 기술이나 사업 전략의 변화라기보다는, 정치적 기조에 발맞춘 상징적 리브랜딩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어 교체가 실제 AI 규제·산업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은 'AI'에서 'SI'로의 용어 전환이 미국 AI 산업 전반의 공식 언어를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연방정부와의 계약이나 커뮤니케이션에서 이 새로운 용어를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AI 관련 입법과 산업 용어 체계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머스크가 구체적인 변경 시점을 아직 밝히지 않은 만큼, SpaceXAI에서 SpaceXSI로의 실제 전환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그리고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이런 용어 변경 흐름에 동참할지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