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정시 발사'로 목표궤도 안착…누적 성공률 80%
최윤서 기자2026.10.07

낮 12시 25분 나로우주센터서 이륙…20분 만에 임무 완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5번째 우주 비행에 성공하며 목표 궤도 진입을 확인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된 누리호 5호기가 계획된 5차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누리호는 이날 낮 12시 25분 이륙한 뒤 1단과 페어링, 2단을 순차적으로 분리하고, 이륙 약 12분 30초 만에 3단 엔진을 정지하며 목표 고도인 약 575㎞(세부 궤도 576㎞)에 도달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이날 오후 1시 브리핑에서 "발사 이력상 최초로 예정 시간에 정확히 발사가 이뤄진 사례"라며 "비행 정보와 영상을 종합하면 누리호는 예정된 비행 절차에 따라 목표 궤도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군집위성 5기 동시 투입'…저충격 분리장치로 충돌 방지
이번 발사의 임무는 초소형 군집위성 5기(초소형군집위성 2~6호)를 한꺼번에 목표 궤도에 올리는 것이었다.
주탑재위성인 이들 5기는 이륙 후 약 795초부터 945초 사이 고도 약 576㎞에서 35~40초 간격으로 순차 분리됐는데, 이렇게 주탑재위성 5기를 한 번의 발사로 동시에 우주에 투입한 것은 국내 최초다.
이를 위해 이번 발사에서는 군집위성 분리 시 충격을 최소화하는 저충격 분리장치와, 위성 간 충돌을 막기 위한 정밀 분리 절차가 새롭게 적용됐다.
우주청은 여러 위성을 한 차례 발사로 정밀하게 목표 궤도에 배치하면서, 누리호의 임무 수행 역량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초소형군집위성 6호는 이날 오후 1시 8분쯤 남극 세종기지와 첫 교신에도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중 9기 사출…1기는 미사출
이번 발사에는 군집위성 외에도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0기가 함께 실렸는데, 이 가운데 9기가 정상적으로 사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나머지 1기는 발사체에서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주청은 항우연이 누리호 비행 종료 후 전송받은 원격수신정보를 초기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으며, 미사출된 큐브위성 1기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 분석은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탑재 위성 총 15기 가운데 14기(군집위성 5기+큐브위성 9기)가 목표 궤도 투입에 성공한 셈이다.
누적 발사 성공률 75%→80%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첫 참여
이번 5차 발사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누적 성공률 상승과 민간 기업의 본격적인 참여다.
오태석 청장은 "이번 발사로 누리호의 누적 발사 성공률이 75%에서 80%로 높아지며 신뢰성이 더욱 향상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비행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민간 기업들이 발사체 제작에 이어 발사 운용에까지 처음으로 참여해, 정부 주도 개발에서 민간 주도 상업화로 넘어가는 'K-우주 밸류체인'의 공동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는 이런 반복 발사를 통해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인데, 이 전환이 성공하려면 발사체 자체의 안정성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화 여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내년 하반기 6차 발사 추진…"다수 위성 수송 능력 입증이 다음 과제"
우주청은 누리호 6차 발사를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5차 발사를 통해 여러 위성을 동시에 정밀 궤도에 배치하는 능력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는 이런 다중 위성 수송 역량을 반복적으로 재현하며 상업 발사 서비스로서의 신뢰도를 쌓아가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2026년 한 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진 궤도 발사가 총 232회(성공 225회)에 달하는 가운데, 누리호가 이런 치열한 글로벌 발사체 경쟁 속에서 안정적인 '정시 발사'와 '정밀 다중 투입' 역량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은 향후 상업 수주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반복 발사를 통한 신뢰성 축적과 실질적 수익화"
이번 5차 발사는 누리호의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준 성과인 동시에, 앞으로 이어질 상업화 단계의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결국 관건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6차 발사를 포함해 앞으로의 반복 발사에서 이번과 같은 정밀한 다중 위성 투입과 정시 발사를 꾸준히 재현해낼 수 있느냐다.
이번에 처음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들이 발사체 제작과 운용 경험을 축적해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업 발사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한국형 발사체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