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질임금 4개월째 뒷걸음, 물가·금리·월세는 고공행진

최윤서 기자2026.10.18
실질임금 4개월째 뒷걸음, 물가·금리·월세는 고공행진
7월 실질임금 360만원대로 0.3%↓, 2023년 이후 최장 하락… 300인 미만 사업장은 4개월째 물가에 못 미쳐 기름값과 장바구니 물가, 대출 금리와 월세까지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다. 명목임금은 올랐지만 물가가 더 빨리 오르면서 근로자의 실제 구매력을 뜻하는 실질임금이 넉 달 연속 줄었다. 평균의 이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실질임금 넉 달 연속 감소, 2023년 이후 최장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7월 기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360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0.3%(1만2000원) 줄었다. 4월 1.0%, 5월 1.4%, 6월 0.1% 감소에 이어 4개월 연속 하락으로, 2023년 6개월 연속 감소 이후 가장 긴 하락세다. 같은 달 명목임금은 431만6000원으로 2.5% 올랐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2.8%)에 못 미쳤다. 2분기만 보면 명목임금은 403만6000원으로 2.1% 늘었지만 물가가 3.0% 오르면서 실질임금(337만원)은 0.8% 줄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실질임금 증가 흐름이 올해 2분기에 끊긴 것이다. 4월 명목임금 상승률(1.5%)은 통계가 비교 가능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노동부는 환율과 유가, 물가가 모두 높은 이른바 ‘3고' 상황이 실질임금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으로 물가가 더 오르면 실질임금이 추가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임금협상 타결금이나 성과급이 지급되면 하락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중소기업 '두 개의 월급' 6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총액은 593만3000원으로 4.4% 올랐지만 300인 미만은 369만8000원으로 2.3% 오르는 데 그쳤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등 특별급여가 17.2% 급증하며 평균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7월에는 300인 미만 사업체의 명목임금이 1.7% 오른 반면 300인 이상은 3.3% 올랐다. 300인 미만 사업장의 임금 상승률은 4월 1.8%, 5월 1.6%, 6월 2.3%, 7월 1.7%로 4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6월 취업자는 24만8000명 늘었지만 증가분의 60% 가량이 임시·일용직이었다. 임시·일용직의 평균 임금(6월 178만8000원)은 상용직(424만5000원)의 42% 수준이다. 7월에는 임시·일용근로자 임금총액이 173만6000원으로 2.6% 줄었다. 8월 기준 비자발적 이직자는 65만7000명으로 20.9% 늘었다. 올랐는데 안 오른 것은 월급뿐 통계청(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9% 올랐다. 8월(3.1%)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이는 지난해 8월 통신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컸고, 통계 당국도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6월 물가 상승률(3.2%)은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 1~9월 평균은 2.6%다. 석유류는 14.8% 올랐다. 경유 20.0%, 등유 19.5%, 휘발유 11.8%다. 유류할증료가 오르면서 국제항공료는 22.5% 뛰었다. 공업제품도 4.2% 올랐고 휴대전화는 8.3%, 컴퓨터는 27.4% 상승했다. 국산·수입 쇠고기는 각각 6.6%, 7.2%, 갈치와 고등어는 12.9%, 8.6% 올랐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9월 상승률이 3.5%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과일과 채소 값이 안정되며 농축수산물 전체는 0.3% 하락해 체감 부담을 일부 덜어줬다. 대출·주거비는 더 올랐다 가계의 고정비 부담은 물가 지표보다 더 가파르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3.00%가 되면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7월 162만원으로 사상 처음 160만원을 넘었다.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석 달 연속 올라 27단계에 이른다. 월급은 늘지 않는데 이자와 월세, 기름값이 한꺼번에 오르면서 실질소득 감소를 체감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 성과급과 임금 협상이 하락세를 상쇄할 수 있을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까지 온기가 번질지가 관건이다. 한은이 물가와 금융 안정을 이유로 추가 긴축에 나설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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