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건 화면"…미니멀리즘 품은 '디지털 인테리어'
정하윤 기자2026.10.24약 3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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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공간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에 디지털 기술이 스며들고 있다.
액자 대신 디지털 캔버스를 걸고, 조명과 커튼, 가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집 안의 물건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비움의 미학과 첨단 기술이 만나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지만, 오히려 기기가 늘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건은 줄이고, 기능은 한곳에
1인 가구 N씨(31)는 최근 거실을 정리하면서 TV와 액자, 스피커, 무드등을 한꺼번에 비웠다.
대신 벽에 얇은 디지털 스크린을 설치했다.
평소에는 미술 작품이나 풍경 사진을 띄워 두고, 필요할 때는 영상 시청과 화상 회의 화면으로 쓴다.
N씨는 "물건이 줄어드니 청소도 쉽고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인다"며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화면 속 그림을 바꾸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조명과 온도, 블라인드를 음성이나 앱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도 미니멀 인테리어 요소로 꼽힌다.
벽면 스위치와 리모컨이 사라지면서 시각적으로 깔끔해지고, 시간대별 자동 설정으로 생활 동선도 단순해진다.
가구에 충전 기능이나 수납 기능을 합친 제품도 늘고 있다.
선과 색, 빛으로 완성하는 분위기
디지털 인테리어의 또 다른 특징은 '빛'을 활용한 연출이다.
간접 조명의 색온도와 밝기를 조절해 같은 공간에서도 아침의 활력, 저녁의 안정감을 만들어낸다.
흰색, 베이지, 회색 등 차분한 기본 색에 조명과 화면으로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어서 가구나 소품을 자주 바꾸지 않아도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워야 깔끔해졌다면, 이제는 기술이 빈 공간에 변화를 채워 주는 시대"라며 "이사가 잦거나 공간이 좁은 소비자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기기가 늘면 오히려 복잡"…균형이 관건
스크린과 센서, 허브 등 기기가 늘어나면 전원선과 연결 문제로 오히려 공간이 어수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설치 비용과 기기 수명, 업데이트 지원 종료 같은 문제도 부담이다.
와이파이 장애나 서비스 종료 시 기능이 멈출 수 있고, 집 안 데이터 수집에 따른 개인정보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술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꼭 필요한 기능만 선별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선을 숨기는 설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미니멀리즘의 본질은 덜어냄에 있다"고 말했다.
비움과 기술이 공존하는 디지털 인테리어가 새로운 주거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