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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명동 대신 약국… 외국인 관광객 "한국에선 몸을 돌본다"

박지은 기자2026.10.25약 4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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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대신 약국… 외국인 관광객 "한국에선 몸을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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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코스가 바뀌고 있다. 화장품을 사고 피부과 시술을 받던 'K-뷰티' 여행이 이제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K-치유' 여행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고궁과 면세점 대신 세신숍, 한의원, 건강검진센터, 동네 약국이 일정표에 오른다. ◆ 외국인 의료소비 1조8000억 원 넘어… 약국 결제액 3배로 한국관광데이터랩 의료관광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의료소비액은 1조8398억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9% 늘었다. 결제 건수는 442만7613건으로 69.0% 증가해 소비액보다 더 빠르게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약국이다. 올해 1~9월 외국인의 약국 소비액은 지난해보다 약 196.1% 늘어 3배 가까이 됐다. 전체 의료소비액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6.66%에서 12.49%로 커졌다. 건수 기준으로는 외국인 의료소비 10건 가운데 7건(68.97%)이 약국에서 이뤄졌다. 재생 크림이나 트러블 케어 제품처럼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에 있는 '코스메슈티컬' 제품과 고함량 영양제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약국은 처방약을 사는 곳을 넘어 필수 쇼핑 코스가 됐다. 피부과 소비액도 약 63.8% 늘어 전체 의료소비액의 55.72%를 차지했다. 반면 성형외과 소비액 증가율은 약 24.5%에 그쳤고 비중은 24.53%에서 19.35%로 5%포인트 넘게 줄었다. 큰 수술보다 부담이 적은 관리와 회복을 고르는 쪽으로 소비가 옮겨 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한국인처럼 개운하게"… 세신숍 거래액 462% 급증 병원 밖 웰니스 체험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핵심 트렌드로 '케어커버리(Karecovery)'를 꼽았다. 한국(K)과 관리(Care), 회복(Recovery)을 합친 말로, 한국에서 의료 서비스부터 고유의 목욕·휴식 문화까지 경험하며 컨디션을 되찾는 여행을 뜻한다. 이 플랫폼에서 상반기 피부과 거래액은 1년 전보다 411% 늘었다. 병원 밖 웰니스·회복 관련 액티비티 거래액도 206% 증가했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에서 대중목욕탕과 때밀이 문화를 접한 외국인이 늘면서 '1인 세신숍' 거래액은 462% 뛰었다. 낯선 공중목욕탕 대신 독립된 공간에서 깨끗하고 편하게 한국식 목욕을 즐기려는 수요다. 스파 예약 거래액도 67% 늘었고, 약국 방문 예약 상품은 웰니스 상품 전체 예약의 23%를 차지했다. 의료관광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치과 거래 건수는 306% 늘었고, 1인당 결제액은 건강검진이 24%, 한의원이 193% 증가했다. 이용객 국적도 다양해졌다. 건강검진 예약자의 55%, 한의원 예약자의 43%가 미국인이었다. 미용 시술 중심이던 아시아권과 달리 서구권 관광객은 건강 관리를 위해 한국 의료를 찾는다. 웰니스 상품 예약은 일본 관광객이 124% 늘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 치유관광산업법 시행… 정부도 'K-웰니스' 육성 정부도 제도 기반을 갖추고 있다. 올해 4월 치유관광산업법이 시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존 우수 웰니스 관광지 88곳 가운데 외국인 유치 역량이 높은 20곳을 '외래객 유치 특화 웰니스 관광지'로 골라 곳마다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한다. 뷰티·스파, 힐링·명상, 한방, 스테이, 푸드, 자연치유 분야의 시설들이다. 대구 사유원, 방탄소년단의 화보 촬영지로 알려진 전북 완주 아원고택, 서울의 한방스파와 한의원, 강원 하이원리조트, 제주 환상숲곶자왈공원 등이 포함됐다. 문체부는 치유관광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전문인력 양성, 치유관광산업지구 지정 등도 차례로 추진할 계획이다. ◆ 객단가 낮아지는 구조는 숙제 올해 외국인 의료소비는 크게 늘었지만 건당 평균 결제액은 약 6.6% 줄었다. 단가가 낮은 약국 이용이 급증한 영향이다. 이용객은 많아졌지만 고부가가치 소비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비대면 예약 플랫폼을 통해 의료 서비스가 관광 상품처럼 팔리는 만큼, 시술 안전과 사후 관리, 가격 투명성을 관리할 장치도 함께 갖춰야 한다. 최근 방한 의료관광은 의료 서비스에서 약국과 화장품 쇼핑 등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융복합 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 여행의 가치는 랜드마크 도장 깨기에서 나를 아끼고 가꾸는 웰니스 케어로 옮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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