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곧"…한국인 44% "숙소 보고 여행지 정한다"
한지훈 기자2026.09.08

[이미지: 몰디브 리조트 호텔]
스카이스캐너 '독특한 숙소' 필터 이용률 60%↑
숙박시설이 여행 자체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지난해 발표한 '트래블 트렌드 2026'에서 5번째 핵심 트렌드로 '이색체크인'을 꼽았는데, 이는 숙박시설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흐름을 뜻한다.
실제로 한국인 여행객의 44%가 "숙소만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스카이스캐너의 '독특한 숙소' 필터 이용률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여행객들은 "어디를 갈까"를 정한 뒤 숙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잘까"를 먼저 정한 뒤 그 숙소가 있는 목적지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 셈이다.
터키 동굴호텔·몰디브 오션빌라가 대표 사례
이런 이색체크인 트렌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숙소로는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의 동굴호텔과 몰디브의 오션빌라가 꼽힌다.
카파도키아의 동굴호텔은 수백 년 전 화산암을 깎아 만든 독특한 지형 자체를 객실로 활용해, 잠을 자는 순간조차 이색적인 지질학적 풍경 속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몰디브의 오션빌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수상 객실 구조로, 창문이나 발코니만 열면 곧바로 인도양의 산호초와 해양생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숙소가 곧 관광지'인 사례로 꼽힌다.
이런 숙소들은 그 자체가 SNS에 공유할 만한 강렬한 경험과 인증사진의 소재가 된다는 점에서 여행객들의 지갑을 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이 보이는 객실' 필터도 103% 급증…오션뷰 대신 '숲뷰'
이색체크인 트렌드와 함께 스카이스캐너가 꼽은 또 다른 트렌드는 '산악바이브'다.
이는 사계절 내내 자연과 가까이하는 여행 방식을 뜻하는데, 스카이스캐너의 '산이 보이는 객실' 필터 이용자는 전년 대비 103% 늘어나며 이색숙소 트렌드보다도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인 여행객의 65%는 2026년 여름 또는 가을에 산으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으며, 이탈리아 돌로미티와 스위스 알프스, 캐나다 밴프 등이 대표적인 산악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오션뷰 일변도였던 여행 트렌드가, 이제는 '숲뷰'와 '마운틴뷰'로도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앞선 다섯 가지 트렌드와도 궤 같이해…"경험이 곧 목적지"
이색체크인 트렌드는 스카이스캐너가 제시한 2026년 7대 여행 트렌드 중에서도 다른 트렌드들과 뚜렷하게 맞닿아 있다.
현지 슈퍼마켓을 탐방하는 '마트어택', 문학과 여행을 결합한 '책스케이프', 조용한 휴식을 추구하는 '콰이어트케이션', 여행지에서 인연을 찾는 '여만추' 등 나머지 트렌드 역시 관광지 순례보다 특정한 '경험'을 좇는 방향으로 수렴하는데, 이색체크인은 이런 흐름의 정점에 숙박이라는 요소를 올려놓은 셈이다.
결국 이 모든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나만을 위한 맞춤형 여행의 시대'로, 여행객들은 저마다의 취향과 버킷리스트에 따라 여행의 모든 요소를 스스로 설계하고 있다.
몰디브·튀르키예, 숙소 자체가 관광 인프라로 진화
이런 트렌드는 실제 목적지의 숙박업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몰디브의 경우 이미 워터빌라와 비치빌라를 중심으로 한 5성급 리조트가 관광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데, 개인 풀장이 딸린 객실이나 스노클링이 가능한 워터빌라 등 숙소 자체의 체험 요소가 리조트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꼽히고 있다.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역시 동굴호텔이라는 독특한 건축양식 자체가 지역 관광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관건은 "이색 숙소 경쟁이 과잉관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전문가들은 이색체크인 트렌드가 특정 목적지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인기 숙소로의 수요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특정 동굴호텔이나 오션빌라에 예약이 몰릴 경우, 오버투어리즘과 인프라 부담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독특한 숙소를 앞세운 목적지들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를 얼마나 갖추면서도, 그 지역만의 희소한 매력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이 트렌드의 장기적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