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에 웬 독감?…2011년 이후 가장 이른 유행주의보
김지수 기자2026.09.11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빨라…의심환자, 기준치의 2배
가을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독감(인플루엔자)이 전국을 덮쳤다.
질병관리청은 11일 0시를 기해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10월 17일)보다 한 달 이상 빠른 것으로, 2011년 이후 가장 이른 유행주의보 발령이다.
최근 절기별 발령일을 보면 2024~2025절기는 12월 20일, 2023~2024절기는 9월 15일이었는데, 이번 절기는 이보다도 더 앞당겨졌다.
통상 10~12월 사이에 내려지던 유행주의보가 가을 신학기 시작과 거의 동시에 발령된 것은 이례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지난주 의심환자, 작년 동기 대비 3.8배…입원환자는 13배
환자 증가세는 매우 가파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36주차) 병·의원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38도 이상 발열과 기침·인후통을 보이는 환자) 분율은 25.3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 기준치인 12.9명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4명)이나 2024년(7.8명)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독감 의심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배를 넘었고, 입원환자는 13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 8일 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복지부와 의료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소아·청소년 중심 확산…초등학생 환자 급증
이번 유행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대목은 어린이·청소년 환자의 급증이다.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신학기 개학과 단체생활 재개가 맞물리며 확산 속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방역당국은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이 두드러지는 만큼, 이 연령대의 예방접종 참여를 특히 당부하고 있다.
고위험군, 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 처방 가능…21일부터 국가접종 시작
유행주의보 발령에 따라 고위험군에 대한 진료 절차도 간소화된다.
소아와 임신부, 출산 후 2주 이내 산모,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인플루엔자 검사 없이 의심 증상만으로 항바이러스제(오셀타미비르 경구제, 자나미비르 외용제)를 처방받아도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국가 독감 예방접종은 오는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질병청은 유행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만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접종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백신이 공급되는 시점부터 지역 유행 상황에 따라 접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청장 "발열·호흡기 증상 있으면 조기 진료받아야"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이 빠르게 시작되고 있어 고위험군들은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소아·임신부·고령자·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이 가볍더라도 방치하지 말고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예방접종 시기를 앞당겨 유행 확산을 얼마나 억제할지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시작된 만큼, 21일로 예정된 국가예방접종 시작 시점과 실제 유행 확산 속도 사이의 시간차가 방역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 학교와 어린이집 등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추가 확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함께 고위험군의 신속한 진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이 고위험군 접종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런 선제적 대응이 실제 유행 규모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처방에 대해서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