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먹었더니 노화가 느려졌다"…칼로리 25% 줄인 식단
최윤서 기자2026.09.15

천천히 적게 먹으면 근육량도 함께 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노화센터가 2023년 진행한 이른바 '칼리(CALERIE)' 연구에 따르면, 평소 섭취 칼로리를 최대 25% 낮춘 식단을 제공받은 실험군에서 'DNA 메틸화'가 억제되며 노화가 늦춰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제로 관찰된 노화 지연 효과 자체는 최대 3%가량으로,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지만 식단 조절만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DNA 메틸화는 노화로 이어지는 유전자 변형 과정 중 하나로, 칼로리를 제한한 실험군에서는 이런 변형이 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천천히, 적게 먹는 습관은 신진대사를 평소보다 원활하게 만들고, 근육량 증가로 이어져 뼈와 근육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근육까지 함께 빠지는 것과는 다른, 신진대사 효율을 높이는 방식의 체중·칼로리 관리가 노화 지연에 더 유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타민 하나 더 챙겼을 뿐인데…"생물학적 나이 4개월 되돌렸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미국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 병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매일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약 70세 전후 성인들은 2년 뒤 세포 수준의 노화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생물학적 나이를 약 4개월 되돌린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보충제의 건강 효과를 추적하는 대규모 미국 연구 '코스모스(COSMOS) 임상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DNA 메틸화라는 노화 관련 유전자 변화를 측정하는 '에피제네틱 시계' 분석법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했다.
그 결과 종합비타민 섭취군은 DNA 기반 노화 지표 5개 모두에서 위약군보다 노화 진행 속도가 느렸는데, 특히 연구 시작 당시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빨리 늙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는 노화 시계 지표 중 2가지에서 연간 증가 속도가 각각 약 2.6개월, 1.4개월씩 줄었고, 원래 노화가 빨랐던 참가자군에서는 일부 지표에서 약 2.8개월 수준의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논문 책임저자인 하워드 세소 박사는 "요즘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더 건강하게 사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종합비타민을 먹으면서도 정작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잠재적 효과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4주 만에 확인된 변화…식물성 단백질 70% 식단의 힘
식단 구성 자체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비교적 짧은 기간에 노화 지연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65~75세 사이 장년 참가자 104명을 대상으로 4가지 식단 중 하나에 무작위 배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2가지는 동물성·식물성 단백질을 모두 포함한 잡식성 식단(각각 지방·탄수화물 비중이 높음)이었고, 나머지 2가지는 식물성 식품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70%를 차지하는 '반채식' 식단이었다.
4가지 식단 모두 단백질에서 에너지의 14%를 얻도록 설계됐는데, 4주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신체 나이가 젊어지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극단적인 장기 다이어트가 아니더라도, 식물성 단백질 비중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도 단기간에 노화 관련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장 건강이 노화 속도 좌우…렌틸콩·견과류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에 따르면 심장 질환을 앓는 환자의 동맥은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동맥보다 생물학적으로 최대 15년가량 더 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질환이 노화를 앞당기는 대표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을 챙기는 것이 곧 노화 관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렌틸콩은 엽산과 마그네슘, 철분, 인까지 함께 함유돼 있어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꼽히며, 오메가 지방산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견과류와 씨앗류 역시 대표적인 심장 건강 식품으로 추천된다.
칼로리를 25% 줄인 식단이나 식물성 단백질 비중을 높인 식단 모두, 극단적인 굶기가 아니라 장기간 유지 가능한 수준의 조정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