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철 진드기 비상…SFTS 환자 43.5%가 9~11월 집중
박정아 기자2026.09.23

최근 3년 진드기 매개 감염병 74.3%가 가을철에 발생
가을철 벌초와 성묘, 등산, 농작업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경계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의 74.3%가 9~11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으로,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라임병, 진드기매개뇌염 등 4종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경기도는 지난 14일 가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집중 발생하고 있다며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고, 강원과 평택 등 각 지자체도 잇따라 주의보를 발령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SFTS 최근 5년 환자 43.5%가 9~11월…치명률 20% '주의보'
특히 경각심이 높은 질환은 SFTS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국 SFTS 환자 1013명 가운데 441명(43.5%)이 9~11월에 발생했는데, 이는 제초·수확 등 농작업과 벌초·성묘, 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경기도 내에서도 지난해 확인된 SFTS 환자 25명 중 15명(60.0%)이 9월 이후 발생했으며, 올해 1~8월 발생한 환자는 12명으로 전년(10명)보다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75%를 차지해 고령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 등에 물려 발생하며 고열과 오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문제는 이 질환에 대한 백신이나 전용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점으로, 치명률이 약 20%에 달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예방법으로 꼽힌다.
쯔쯔가무시증, 연 5000~6000건…전남·전북·충남·경남서 다발
또 다른 대표 질환인 쯔쯔가무시증은 연간 약 5000~6000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며, 주로 10~11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 발생이 많은 지역으로는 전남, 전북, 충남, 경남 순으로 꼽혔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을 보유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데,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두통,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두 질환 모두 매개하는 진드기 종류가 다른데,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이, SFTS는 주로 작은소참진드기 등 참진드기가 옮긴다.
"감기몸살과 헷갈리기 쉬워"…초기 대응이 예후 좌우
두 질환 모두 초기 증상이 일반 감기몸살과 매우 흡사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임재형 교수에 따르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패혈성 쇼크나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직접 떼어내려 하기보다 의료기관을 방문해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정부, 전국 18곳서 털진드기 감시 사업…매주 감염병포털에 공개
질병관리청은 가을철 쯔쯔가무시증 유행에 대비해 8월 2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전국 18곳의 논·밭·초지·수로 등에서 털진드기 발생 감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남권질병대응센터와 3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7개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가 협력해 매주 감시 결과를 감염병포털에 공개할 예정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전체 면적의 81%가 산림으로 농·임업 종사자 비율이 높고 숲과 인접한 생활권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긴팔·긴바지 착용, 기피제 사용"…농작업 예방수칙도 당부
농촌진흥청은 가을 수확기를 앞두고 야외 농작업이 늘어나는 만큼,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핵심 수칙으로는 △긴팔·긴바지를 착용해 피부 노출 최소화 △작업 시 방석·돗자리·진드기 기피제 사용 △작업 후에는 머리카락과 귀 주변, 겨드랑이,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 등이 꼽힌다.
특히 농작물을 어깨나 머리에 얹어 나르거나 작물·풀을 베는 작업은 진드기 물림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농작업 단계별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연휴 대규모 야외활동 앞두고 얼마나 경각심을 높이느냐"
질병관리청과 각 지자체가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예방수칙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야외활동에 나서는 개개인이 긴팔·긴바지 착용과 기피제 사용, 작업 후 진드기 확인 같은 기본 수칙을 얼마나 철저히 지키느냐가 감염 예방의 핵심이다.
발열이나 근육통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감기몸살로 여기고 넘기지 말고, 최근 야외활동 이력을 의료진에게 반드시 알리고 신속히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