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에 성냥개비 68개"…기네스북, 인간 한계 시험한 기록들

한지훈 기자2026.09.26
"코에 성냥개비 68개"…기네스북, 인간 한계 시험한 기록들
1955년 사냥터 논쟁에서 시작된 70년 역사 세계 최고·최다·최대 기록을 인증하는 '기네스 세계기록'이 탄생 70주년을 맞았다. 그 시작은 다소 엉뚱했다. 1951년 기네스 맥주회사 임원이었던 휴 비버가 사냥 모임에 나갔다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새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 바로 '기네스북'이었다. 1955년 8월 27일, 198쪽 분량의 양장본에 사진과 그림을 곁들인 초판본이 출간됐고,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듬해인 1959년 미국판을 시작으로 1962년 프랑스판, 1963년 독일판, 1967년 일본·스페인·덴마크·노르웨이판까지 빠르게 전 세계로 확장됐다. 발행 60주년이던 2015년에는 누적 판매량 1억3000만 부를 넘어섰고, 70주년인 2025년 기준으로는 1억5000만 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70주년 기념판, 연 2만9000건 심사해 '진짜' 기록만 선별 기네스 세계기록 70주년 기념 공식 한국어판은 국내 출판사 비룡소를 통해 발간됐다. 기네스 세계기록 팀은 이 특별판을 내기까지 1년 동안 2만9000건이 넘는 기록 신청서를 검토했고,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가장 흥미진진한 기록들을 추려냈다. 70주년을 맞아 디자인도 전면 개편됐는데, 축구와 핼러윈, 게임기 등 책에 담긴 놀라운 기록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3D 아이콘으로 구현한 세련된 표지가 눈길을 끈다. 생생한 현장 사진도 매 페이지마다 이전보다 더 크고 많이 배치해, 책 읽기가 서툰 어린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코에 성냥개비 68개, 9주 숙성시킨 '세상에서 가장 냄새나는 치즈' 이번 70주년 기념판에는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게 하는 기상천외한 기록들이 대거 수록됐다. 코에 성냥개비를 68개나 끼워 넣어 '코에 성냥개비 가장 많이 넣기' 기록을 세운 사람, 9주 동안 숙성시켜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냄새를 자랑하는 치즈, 5자리 숫자 50개의 합을 단 25초 만에 계산해낸 암산 천재 등이 대표적이다. 또 30초 동안 무려 117개의 마늘편을 썰어낸 캐나다 셰프 월러스 웡은 토마토·피망·셀러리 등 각종 채소 빨리 썰기로만 무려 11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톰 크루즈도 기네스에…불타는 낙하산 메고 16차례 점프 배우 톰 크루즈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 불길에 휩싸인 낙하산을 멘 채 모두 16차례 점프를 수행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동물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기록이 나왔는데, 스케이트보드를 탄 채 안정적인 자세로 사람들의 다리 사이를 통과한 불독 한 마리가 '세계에서 가장 긴 인간 터널을 통과한 개'로 등재됐다. K-콘텐츠도 당당히 이름 올려…BTS·블랙핑크·복제견까지 이번 70주년 기념판에서는 한국 콘텐츠의 존재감도 뚜렷했다. BTS와 블랙핑크, 복제견 등 대한민국이 세운 신기록들이 수록되며 K-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아울러 최근 디지털 문화 흐름에 발맞춰 인스타그램·틱톡·X(옛 트위터)에서 최다 팔로워 기록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소개하고,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 수와 수입을 올린 미스터비스트에 대한 특별 페이지도 새롭게 구성됐다. 자연·인체·우주·환경·예술·역사까지…"교과 지식도 함께 쌓는 지식백과" 기네스 세계기록은 자연과 인체, 우주, 환경,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지식 백과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이 떡 벌어지는 기록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교과 지식을 함께 쌓을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100개국에서 동시 출간되며, 매년 수천 건의 신기록이 전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록을 향한 인간의 도전 욕구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한계를 그려낼 것인가" 전문가들은 기네스 세계기록이 7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비결로, 인간이 가진 한계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 자체를 기록해왔다는 점을 꼽는다. 코 성냥개비 끼우기 같은 기발한 도전부터 톰 크루즈의 위험천만한 스턴트, 암산 천재의 순발력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기록들이 매년 갱신되는 만큼 앞으로도 기네스북이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에 계속 새로운 답을 제시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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