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매출 수치 혼선에 나스닥 1.25% 하락
한지훈 기자2026.10.10

8일 뉴욕증시 혼조…나스닥 2만7193선, 8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 논란과 국제유가 급등이 겹치며 혼조 마감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45.35포인트(1.25%) 내린 2만7193.3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8월 중순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S&P500지수는 0.47% 하락한 7765.36에 마감한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0% 오른 5만1231.64로 선방했다.
이번 하락은 나스닥과 S&P500이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타났다. 지수를 끌어내린 핵심 요인은 오픈AI의 매출 규모를 둘러싼 보도였다.
파이낸셜타임스 "연환산 매출 500억 달러, 기존 보도 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발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였다.
FT는 오픈AI가 투자자들에게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500억 달러에 근접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는데, 이는 지난달 말 시장에 알려진 700억 달러(일부 보도는 680억 달러)보다 약 28~29% 낮은 수치다.
연환산 매출은 특정 시점의 매출 흐름이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해 산출한 지표로, 실제 연간 매출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오픈AI는 비상장사여서 재무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앞서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7월 이후 70% 이상 증가해 700억 달러에 육박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억 달러 잃은 게 아니다”…앤트로픽과 매출 집계 방식 차이가 원인
그러나 이 ‘200억 달러 격차'는 실제 매출이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경쟁사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실적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려는 과정에서 수치가 부풀려졌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 등 외부 클라우드 업체를 통한 판매액을 매출에 전부 포함하고 관련 수수료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반면, 오픈AI는 파트너사를 통한 판매액 중 자사에 돌아오는 금액만 매출로 잡는다.
투자자들이 오픈AI의 수치를 앤트로픽 방식에 맞춰 올려 잡으면서 8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400억 달러라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70%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700억 달러 수준으로 오인됐다는 설명이다.
오픈AI가 직접 발표한 수치는 애초부터 500억 달러에 가까웠고, 시장이 잘못 부풀려진 숫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가 뒤늦게 바로잡은 셈이다.
엔비디아 2.9%·오라클 5.6%·마이크론 4.8%↓…AI 인프라주 줄줄이 약세
FT 보도가 나온 정오 무렵부터 주요 지수의 낙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업종지수는 약 3% 하락했고, 엔비디아가 2.9%, AMD가 3.9% 떨어졌다. 브로드컴(-4.4%), 오라클(-5.6%), 마이크론(-4.8%), 인텔(-5.3%)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오라클은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 우려까지 겹치며 낙폭이 컸다.
앞서 엔비디아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6조 달러에 근접했던 흐름과는 대조적인 하루였다.
트럼프 “11월 3일 중간선거 전 이란 공격 안 한다”…유가 상승폭 일부 반납
AI 논란과 함께 지수를 압박한 또 다른 변수는 국제유가였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 선박 공격과 멕시코만 허리케인에 따른 미국 원유 생산 차질로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달러 안팎(약 4% 상승),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1달러 안팎(약 3.6% 상승)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WTI는 5%대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11월 3일 중간선거 이전에는 어떤 시점에도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승폭이 일부 줄었다.
오후 들어서는 30년물 국채 입찰 호조로 국채금리가 반락하면서 지수 낙폭 확대도 어느 정도 방어됐다.
1조4000억 달러 기업가치 논란까지…”AI 수익성 의구심 재점화"
이번 소동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오픈AI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최소 3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 하며 기업가치는 1조4000억 달러로 거론되는데, 이는 새로 보고된 연환산 매출 500억 달러의 약 28배로, 이전 수치(700억 달러) 기준 20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 보인다.
다만 두 추정치는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월가에서는 오픈AI·앤트로픽 같은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막대한 지출을 정당화할 만큼 AI 수요가 강력한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오랜 의구심이 이번 일로 다시 부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3분기 실적 시즌에서 AI 투자 수익성이 숫자로 확인될지”
시장의 시선은 이제 곧 시작될 3분기 실적 시즌과 중동 정세,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안정 여부로 향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비상장 AI 기업의 매출 수치가 집계 기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불투명한 정보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사안이 실제 AI 수요 둔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에 비해 AI 기업들의 현금 창출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검증 요구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AI 랠리가 이어지려면 기대가 아닌 실적으로 투자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