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끓어오른 바다가 식탁을 흔든다… 양식장 집단 폐사

최윤서 기자2026.10.13
끓어오른 바다가 식탁을 흔든다… 양식장 집단 폐사
관측 이래 최고 수온에 어민들 "매년이 비상"… 지구 바다도 6월 최고 기록, 엘니뇨 겹치며 불안 커져 올여름 한반도 주변 바다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식장 집단 폐사와 어획량 감소, 수산물 가격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 세계 바다도 올해 6월 역대 최고 수온을 기록해, 바다 온난화가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어민의 생계와 식탁 물가를 직접 흔드는 문제로 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아시아 해역 7월 평균 26.0도… 1982년 이후 최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동아시아 해역의 해면 수온 평균은 26.0도로,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관측을 시작한 1982년 이후 가장 높았다. 동해(22.9도)와 서해(25.7도)도 각각 같은 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연안 37개 해역 중 27곳에 고수온 특보를 내렸다. 한반도 바다의 온난화 속도는 빠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측 자료로는 우리 바다 표면 온도가 59년간 2도 넘게 올랐고, 전문가들은 상승 폭이 세계 평균보다 가파르다고 본다. 양식장 '줄폐사'… 수온이 내려가도 피해는 계속 지난 7월 말 시작된 고수온으로 경남 남해안에서만 9월 초까지 어류 573만7000마리, 전복 44만 마리, 멍게 1538줄이 폐사했다. 누적 재산 피해액은 143억원을 넘었고, 남해·하동·통영·거제 등 264곳 양식장이 피해를 신고했다. 9월 들어 수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하강 속도가 더뎌 하루 새 15만 마리가 추가로 폐사하는 일도 있었다. 포항 구룡포 일대 육상양식장에서는 강도다리 치어 1만3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통상 수온이 25도를 넘으면 양식 어류가 스트레스를 받고, 28도 이상이 사흘 넘게 이어지는 '경보' 환경에서는 폐사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올여름 긴급 방류한 물량은 지난 7년간 방류량의 4배를 넘어섰다고 한다. 고급 어종인 죽방멸치 어획량은 급감했고, 연안에는 아열대성 해파리가 대거 나타나 어촌이 비상에 걸렸다. 반면 동해에서는 참치가 떼로 잡히는 등 어종 지도가 바뀌는 조짐도 나타난다. 광어와 우럭 같은 대표 횟감 어종은 고수온 피해에 취약해 수급이 흔들리면 가격이 오르기 쉽다. 업계에서는 '국민 횟감'을 예전만큼 싸게 먹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마다 반복되는 재난… "임시방편으로는 한계" 지난해에는 역대 최장 기간 고수온 특보가 이어졌고, 올해는 해수부 전망대로 평년보다 1도가량 높은 수온이 현실이 됐다. 정부는 올해 고수온·적조 종합대책을 통해 액화산소 공급장치 등 대응 장비 예산을 31% 늘린 76억원으로 책정하고, 실시간 수온 관측망을 210곳으로 확대했다. 복구비 지원 범위도 치어 입식비에서 사료비·유류비·인건비 등 생산비까지 넓혔다. 그러나 산소 공급기 가동이나 사료 중단 같은 임시방편, 피해 뒤의 재난지원금만으로는 어가의 생존 기반을 지키기 어렵다. 고수온에 견디는 품종 개발, 수온이 낮은 해역으로 옮기는 외해 양식,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육상 스마트 양식으로 양식업 체질을 바꿔야 한다. 지구 바다도 6월 최고 기록, 엘니뇨가 변수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해양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6월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는 약 21.0도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였다. 6월 말에는 전 세계 바다의 약 82%가 해양 열파를 겪어, 2024년(약 83%)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범위를 기록했다. 열대 태평양은 6월 평균 27.26도로 이전 6월 기록(2023년 26.90도)을 넘어섰다. 과학자들은 엘니뇨가 강해질 가능성을 들어 앞으로 몇 달간 바다와 대기에서 추가 기록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본다. 따뜻해진 바다는 해수면 상승과 산호 백화, 폭풍·집중호우 위험 확대로도 이어진다. 수온이 완전히 식기 전까지 양식장 폐사 피해는 더 늘 수 있어 최종 피해 규모는 가을 이후에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무엇보다 내년 이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복구 지원 중심의 대응을 넘어 어종과 양식 방식을 바꾸는 구조 전환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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