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디딤돌 실행 건수 30%대 급감, 내년 기금 재원은 반토막

한지훈 기자2026.10.13
디딤돌 실행 건수 30%대 급감, 내년 기금 재원은 반토막
한도 축소 여파로 수도권 생애최초 디딤돌 43% 감소, 2030 이용자도 줄어… 국감서 "곳간 비어간다" 지적 무주택 서민의 주택 구입과 전세 자금을 낮은 금리로 지원해 온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문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난해 한도를 줄이고 공급 총량을 조인 영향으로 실제 대출 실행 건수가 큰 폭으로 줄었고, 정부가 내년에 기금 재원을 절반 가까이 줄이기로 하면서 정책대출 환경이 당분간 팍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생애최초 디딤돌 43.5%↓… 2030 이용 9000건 감소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생애최초 디딤돌대출 실행 건수는 70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540건)보다 43.5% 줄었다. 전국 감소율은 32.6%였다. 수도권 실행 금액은 3조2237억원에서 1조5293억원으로 52.6% 감소했다. 특히 경기도와 중형 주택에서 감소 폭이 컸다. 전국 기준으로 전용 60~85㎡ 주택의 디딤돌 실행 건수는 2만5578건에서 1만5926건으로 37.7% 줄었고, 20·30대 이용자도 3만180건에서 2만926건으로 30.7%(9254건) 감소했다. 정책대출을 주로 찾는 청년층과 신혼부부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해 한도 최대 1억 축소가 '시발점' 변화의 출발점은 지난해 6월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책이다. 정부는 디딤돌·버팀목의 한도를 낮추고 연간 공급 총량을 계획 대비 25% 줄였다. 주택 구입용 디딤돌 대출의 일반 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생애최초는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신혼부부는 4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전세용 버팀목도 청년 2억원에서 1억5000만원, 신혼부부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수도권), 신생아 가구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줄었다. 신혼부부 버팀목과 신생아 특례 대출의 소득 기준을 완화하려던 계획도 철회됐다. 그 결과 지난해 1~11월 디딤돌·버팀목 실행액은 32조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약 18조원 줄었다. 디딤돌이 약 7조원, 버팀목이 약 10조원 감소했다. 한도가 줄어든 데다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대출 대상 주택 요건을 충족하는 매물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금 곳간 비었다… 내년 재원 5.3조로 '반토막' 정부가 이처럼 문턱을 높인 배경에는 주택도시기금의 재정 여건이 있다. 정책대출 규모는 2021년 18조9000억원에서 2024년 54조7000억원으로 3년 새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기금 여유자금은 49조원에서 10조원대로 8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유자금은 14조4000억원으로 다소 늘었지만 2021년의 30% 수준에 그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주택 구입과 전세 정책대출에 배정되는 기금 재원을 올해 10조3016억원에서 5조28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정책대출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먼저 대출을 내주고 정부가 정책금리와 은행 금리의 차이를 일반회계로 보전하는 방식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신규 디딤돌·버팀목 대출 약 33조9000억원 가운데 기금이 직접 빌려준 금액은 0.5% 수준에 불과했다. 공공주택 확대에 기금 부담 가중 기금에 대한 지출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공적주택 공급 목표를 올해 18만7000호에서 2030년 31만8000호로 늘릴 계획인데, 건설과 매입에 기금이 출자·융자로 투입된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금 수입은 정체돼 있어, 당분간 기금 여유자금이 회복되기 어렵다. 일반회계 전입 확대와 다른 기금의 재원 유입 확대 등 재원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 실수요자는 어떻게… 대출 전 '조건 확인' 필수 정책대출 환경이 바뀌면서 실수요자들의 계획 수정도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주담대는 기준금리 인상과 스트레스 DSR 등 규제로 한도가 줄고 금리도 높아진 만큼, 정책대출 한도와 요건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선택지가 더 좁아졌다. 소득과 자산, 주택 가격 요건 중 하나라도 기준을 넘으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신청 전에 주택도시기금 포털이나 수탁은행에서 최신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도와 금리, 요건은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정책대출은 서민과 청년층의 '첫 집' 마련을 뒷받침하는 거의 유일한 저금리 창구라는 점에서 한도와 재원 축소의 파장이 크다. 가계부채 관리와 기금 재정 건전성이라는 불가피한 요구와,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를 지켜야 한다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국감 이후 기금 재원 확충 방안과 한도 조정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제 분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