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고래 기업' 지수 퇴출 시계 돌아간다
최윤서 기자2026.10.16

스트래티지·메타플래닛 제외 후보로, 11월 11일 최종 명단 발표… "자산도 자산" 반발에도 규칙은 통과, 패시브 자금 이탈 우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들이 글로벌 주가지수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 MSCI가 실제 영업 활동보다 자산 보유에 치우친 '비영업 기업'을 주요 지수에서 배제하는 기준을 공식 채택하면서,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 스트래티지와 일본 메타플래닛이 퇴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새 기준 확정… 11월 정기 변경에 적용
MSCI는 15일(현지시간) 지난 8월부터 진행한 의견 수렴 결과를 발표하고, 비영업 기업을 글로벌 투자가능시장지수(GIMI)에서 편입 불가 대상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소폭 수정'을 거쳐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초 도입했던 디지털자산 보유 비중 50% 이상 기업에 대한 임시 조치는 종료되고, 이들 기업도 새 방법론으로 평가받게 된다.
새 기준은 11월 정기 지수 변경에 반영되며 이르면 11월 30일 장 마감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실제 퇴출 대상 명단은 11월 11일 공개될 예정이다.
심사 방식은 2단계다.
먼저 총자산에서 영업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는 핵심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영업자산 비중과 비용 비중, 영업현금흐름, 비영업 자산의 공정가치 변동 비중, 외부 자금 의존도 등 5개 재무 지표를 추가로 본다.
이 가운데 4개 이상에서 기준을 넘으면 지수 편입 자격을 잃는다. 기존 편입 종목에는 일부 유예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스트래티지·메타플래닛 '탈락 후보'
지난 5월 데이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스트래티지와 메타플래닛, 영국 우라늄 투자 기업 옐로케이크가 퇴출 대상으로 분류됐고, 이더리움 보유 기업 샤프링크게이밍 등은 관찰 대상에 올랐다.
스트래티지의 유동주식 조정 시가총액은 약 239억 달러로 잠재 제외 기업 가운데 가장 크고, 보유 비트코인은 84만5000개를 넘는다.
최종 결과는 11월 11일 명단 발표에서 확정된다.
스트래티지 "디지털자산도 자산"… 거센 반발
스트래티지는 즉각 반발했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과 퐁 레 최고경영자(CEO)는 서한에서 이번 제안이 지난해 철회된 '디지털자산 50% 룰'을 표현만 바꿔 되살린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영업·비영업이라는 구분이 미국 회계기준이나 국제회계기준에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사업을 별도 영업 부문으로 공시한다는 점을 들어 5개 지표 가운데 4개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스트래티지는 "지수 제공업체의 역할은 시장을 측정하는 것이지 기업이 어떤 자산을 보유할지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얼마나 팔리나… 시장은 '수급' 주시
시장의 관심은 퇴출 시 자금 이탈 규모다.
JP모건은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빠질 경우 약 28억 달러의 매도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추산했다.
올해 초에는 다른 지수 사업자까지 가세할 경우 최대 88억 달러 유출 가능성이 거론됐다.
반면 스트래티지는 MSCI GIMI를 추종하는 펀드가 자사 발행주식의 3.1%만 보유해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반박한다.
다만 지수 퇴출이 수급 외에 상징성도 크다.
다른 지수 사업자들이 비슷한 기준을 따를 수 있고,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회사와 유사한 기업'으로 낙인찍을 경우 비트코인 보유 전략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은 보유 코인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지난 1월엔 한 차례 '유예'
MSCI는 지난해 10월 디지털자산 비중 50% 이상 기업을 지수에서 빼는 방안을 처음 제시했지만, 시장 충격과 반발이 커지자 올해 1월 보류했다.
당시 스트래티지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6% 급등했다. 다만 MSCI는 비영업 기업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고, 이번 결정으로 그 논의가 결론을 맺었다.
보류가 '면죄부'가 아니라 '유예'였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11월 11일 명단에 스트래티지와 메타플래닛이 실제로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지표 계산 방식과 기업의 회계 분류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어 기업들이 사업 구조를 조정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퇴출이 현실화하면 비트코인 기업 재무 전략 전반의 평가가 바뀌고, 가상자산 시장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구제된다면 해당 모델의 제도권 안착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