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만기 못 채운 수형자들… 정원 초과 교도소가 연 '가석방'

정하윤 기자2026.10.10
만기 못 채운 수형자들… 정원 초과 교도소가 연 '가석방'
월 1300~1600명 가석방, 수용률은 여전히 125%대 정원을 크게 넘긴 교정시설의 과밀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가석방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사회로 돌아오는 수형자가 올해 월평균 1300명 안팎으로 불었지만, 정작 수용률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재범 우려와 관리 부담, 구조적 해법 부재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월 가석방 1627명까지… 3년 새 최대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가석방 인원은 1299명이다. 지난 1월에는 1428명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아 전년 같은 달보다 42.2% 늘었고, 6월에는 심사 대상 2262명 가운데 1627명이 적격으로 결정돼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았다. 5월(1241명)보다 31%, 지난해 6월(944명)보다 72% 많은 규모다. 월평균 가석방 인원은 2016년 594명, 2023년 794명, 2024년 926명으로 매년 늘어왔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마련해 올해 월평균 목표를 약 1340명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약 30% 많은 수치다. 이를 위해 재범 위험이 낮은 수형자를 중심으로 가석방 심사 기준인 형 집행률을 70%에서 65% 수준으로 낮췄다. 환자와 고령자, 국내 복귀 가능성이 없는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 등이 주 대상이다. 가석방은 형법상 유기형의 경우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뒤 행상이 양호하고 개전의 정이 뚜렷한 수형자를 대상으로 가석방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허가한다. 그래도 수용률은 125%대 문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올해 전국 교정시설 연평균 수용률은 125.8%로, 지난 7월 2일 기준 124.7%였다. 법정 수용 정원은 5만614명인데 하루 평균 6만4000명가량이 수용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부산구치소가 158.1%, 서울구치소가 141.3%로 특히 높았다. 6인용 혼거실에 7~8명이 지내거나 2평이 채 안 되는 독방에서 대각선으로 누워야 몸을 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자 입·출소 권한이 법원과 검찰에 있어 교정당국이 임의로 수용 비율을 조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가석방을 늘려도 매월 중순이면 수용 인원이 다시 쌓이지만, 초과밀로 인한 교정시설 붕괴를 막으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2016년 헌법재판소가 과밀수용의 위헌성을 지적한 이후에도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심사 대상은 제자리… "가석방 딜레마" 늘리고 싶어도 대상자가 정체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8월 광복절 가석방심사에서는 1523명을 심사해 1020명을 적격으로 판단했는데, 심사 대상자는 2024년 1528명, 지난해 1525명, 올해 1523명으로 3년째 1500명대에 머물렀다. 부적격 판정은 471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배경에는 수형자 구성의 변화가 있다. 성폭력과 마약류 범죄는 재범 위험성을 더 엄격하게 따지는데, 지난해 이들 범죄로 입소한 수형자는 각각 6021명, 4188명으로 전체의 23.7%를 차지하며 10년째 증가세다.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가석방을 늘리려 해도 대상자 선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가석방 확대만으로는 과밀수용을 해소하기 어렵다. 가석방만으론 한계…"수용정원·인력이 못 따라간다" 법무부가 발간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수용정원은 2016년 4만6600명에서 2025년 5만614명으로 8.6% 늘었을 뿐이다. 마약·사기·횡령 수형자와 고령·여성 수용자, 중장기형 수형자가 늘면서 수용 인원 증가 속도를 시설 확충과 교정공무원 충원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교도소 신축·이전은 지역사회의 거부감으로 난항을 겪는다. 재범 우려·관리 사각지대는 숙제 가석방 확대를 둘러싼 논란은 재범 위험이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가석방 출소자의 재범률은 6.8%로 형기를 모두 채우고 출소한 수형자(29.2%)보다 낮다. 가석방자는 보호관찰을 받으며 단계적으로 사회에 적응하기 때문에 재범 방지에 유리하다. 반면 가석방 대상이 달라지고 규모가 늘면서 보호관찰 인력이 부족해 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야당은 재범 위험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며 중대 범죄가 발생할 경우의 책임 문제를 제기해 왔다. 피해자 보호와 피해 회복 여부를 충분히 심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가석방 확대와 함께 교정청 신설과 교정시설 확충, 현장 인력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올해를 '교정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교정미래혁신단을 출범시켰다. 전문가들은 가석방은 보완책일 뿐이라며 형사사법 전반에서 수용 인원을 줄이는 대안 형벌, 시설 확충, 보호관찰·사회복귀 지원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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