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돈 많이 써서…" 저가 커피 5년 새 5.3배 폭풍성장
김지수 기자2026.08.31

저가커피 5사 월 결제액, 5년 만에 363억→1916억 원
한 끼 점심값이 1만5000원을 넘어서는 고물가 시대에, 커피값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저가 커피 브랜드로 몰리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매머드커피랩·더벤티 등 저가커피 5사의 월 결제금액은 2021년 1월 363억 원에서 올해 7월 1916억 원으로 5년여 만에 5.3배 불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커피 시장 성장 폭(2.6배)의 두 배를 웃도는 속도다.
실제 가격 차이도 확연하다.
메가커피 아메리카노는 2000원, 컴포즈커피는 1500~2000원대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 인하가 아니라 사람이 늘어서" 커졌다
주목할 점은 이런 성장이 가격 인하가 아니라 구매자 수 증가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모바일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의 월 구매자 수는 175만 명에서 812만 명으로, 컴포즈커피는 81만 명에서 455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결제금액이 각각 5.6배와 7.4배 증가한 데 비해 구매자 수는 4.6배와 5.6배 늘어, 성장의 대부분이 객단가가 아닌 신규 유입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프리미엄 커피를 자주 마시지 않던 소비자들이 저가 커피를 통해 매일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새로 갖게 됐다는 의미로, 저가 커피가 기존 시장의 파이를 나눈 것이 아니라 커피 시장 자체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장률 자체는 2023년을 기점으로 둔화하는 추세다.
브랜드가 새로 생기고 매장이 빠르게 늘던 시기에는 연 30% 이상 성장했지만, 2024년부터는 연 10~20% 수준으로 내려왔다.
메가MGC 월 결제 1000억 돌파…5사 중 76% 쏠림
브랜드 간 격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 5월 월 결제금액 1000억 원 선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저가 커피 브랜드로는 최초로 이 규모에 도달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66억 원에서 493억 원으로 7.4배 늘었는데, 올해 7월 기준 저가 5사 결제금액의 76%가 이 두 브랜드에서 나올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반면 빽다방(242억 원)과 매머드커피랩(108억 원), 더벤티(105억 원)는 세 브랜드를 합쳐도 메가커피의 절반에 못 미치며, 2024년 이후로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 71.0% vs 메가커피 69.2%…"이용률 역전"
이런 성장세는 프랜차이즈 카페 순위표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이용률에서 메가커피가 71.0%를 기록하며 스타벅스(69.2%)를 앞섰다.
주 이용 1순위 브랜드 조사에서도 메가커피가 31.9%, 스타벅스가 26.1%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컴포즈커피 역시 주이용률이 전년 대비 3.7%포인트 오른 14.5%를 기록하며 3위에 안착했다.
이런 저가 커피의 약진은 특히 여성과 20대 소비자의 높은 호응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품질을 제공하는 저가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가성비 커피' 니즈를 충족시키며,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이던 시장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전체 커피 시장도 6년 새 36% 커져…'취향'과 '실속' 동시 성장
저가 커피의 급성장은 국내 커피 시장 전반의 확대와 맞물려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3조7359억 원으로, 2018년보다 35.6%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이 프리미엄과 저가 양쪽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두 등 '볶은 커피' 시장은 최근 6년간 연평균 15.8% 성장한 반면, 커피믹스 등 '조제 커피' 시장은 연평균 0.5%씩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품종과 로스팅 방식을 따지는 스페셜티 소비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출퇴근길이나 식사 후 부담 없이 즐기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저가 커피전문점과 대용량 제품 시장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매장 확대'로 맞불…양극화 뚜렷
시장이 저가와 프리미엄 양극단으로 재편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2년 강릉에서 출발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테라로사는 연내 동대문 현대아울렛점,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송도 현대아울렛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 5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는 저가 커피가 '가격'으로, 프리미엄 커피가 '경험'으로 각각 승부하며 중간 가격대 브랜드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는 양극화 구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장 둔화 국면에서 브랜드 간 격차를 어떻게 좁힐까
업계에서는 저가 커피 시장의 폭발적 성장기가 지나고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메가커피·컴포즈커피 등 상위 브랜드로의 쏠림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한 저가 커피에 대한 수요 자체는 견조하게 유지되겠지만, 이미 신규 구매자 유입에 의존한 성장이 둔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하위 브랜드들이 격차를 좁히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마련하느냐가 다음 단계 경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