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망신고 다음 날 계좌 막혀"…2개월 사각지대 없앤다

한지훈 기자2026.09.06
"사망신고 다음 날 계좌 막혀"…2개월 사각지대 없앤다
9월 11일부터 전 금융권 4890개사 적용 앞으로 사망신고를 접수한 다음 날부터 고인 명의의 금융거래가 전 금융권에서 즉시 차단된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은 오는 11일부터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을 정식 가동한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은행·보험·증권·카드·저축은행·상호금융 등을 포함한 전체 금융회사 4890곳으로, 특정 업권에 국한되지 않고 사실상 모든 금융권을 아우른다. 최대 2개월 사각지대 사라져…정보 공유 '월 1회→매일 1회' 이번 조치의 핵심은 사망 사실 확인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한 데 있다.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는 행안부로부터 사망자 정보를 한 달에 한 번씩만 제공받아 거래 차단에 활용해왔다. 사망신고 기한과 정보 공유 주기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금융회사가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거래를 막기까지 최대 두 달 가까이 걸리는 사각지대가 존재했던 셈이다. 새 시스템은 행안부가 사망자 정보를 매일 1회 제공하면 금융회사가 대면·비대면 거래 시마다 사망 여부를 실시간으로 조회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 그 즉시 거래가 차단돼, 정보 생성부터 공유, 차단까지 전 과정이 하루 단위로 연계된다. 입금·예외 인출 빼고 전면 정지…유가족 별도 신청 불필요 거래 차단의 범위도 폭넓게 설정됐다. 사망자로 확인되면 입금과 예외 인출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예금 인출과 대출 실행, 신용카드 결제, 보험금 수령, 주식 거래, 모바일뱅킹 등 사실상 모든 금융거래가 정지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유가족이 별도로 거래 차단을 신청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신용정보원과 금융회사가 사망신고 정보를 자동으로 공유받아 차단 절차를 알아서 진행하기 때문에, 유가족 입장에서는 행정 절차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사망자 명의 계좌의 자동이체가 함께 중단될 수 있는 만큼, 공과금이나 보험료처럼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던 항목은 납부 방법을 미리 다른 계좌로 변경해둘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장치도 병행…금감원이 상시 점검 사망자 개인정보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사망자 정보는 금융거래 차단이라는 목적 외에는 사용할 수 없고, 제3자 제공도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금융회사는 정보 처리 내역과 거래 이력을 전산으로 기록·관리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이 이런 관리 실태를 상시 점검하게 된다.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 이를테면 장례비나 치료비가 필요할 때는 별도의 '예외 인출' 제도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상속재산 확인은 '안심상속 원스톱'·'상속인 금융거래조회'로 거래가 차단된 이후 남은 재산과 채무를 확인하는 절차도 기존 제도를 그대로 활용하면 된다. 유가족은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나 행정안전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고인의 상속재산과 채무 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후 정식 상속 절차를 거쳐 금융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 "명의도용 노린 부정 금융거래 원천 차단"이 목표 이번 제도 개선의 근본 취지는 사망자 명의를 노린 명의도용과 부정 금융거래를 사전에 막는 데 있다. 사망 사실이 뒤늦게 금융권에 전달되던 최근 두 달 안팎의 공백 기간 동안, 이 정보 비대칭을 악용해 고인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계좌를 부정 이용하는 범죄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개선으로 사망자 명의를 도용한 부정 금융거래를 예방하고 국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이번 조치가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고 부정 금융거래를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행 초기 안정적 정착 여부가 관건 이번 시스템이 실제로 효과를 내려면, 시행 초기 4890개에 달하는 전 금융권 시스템이 매일 실시간으로 사망자 정보를 조회·반영하는 과정에서 오류나 지연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자동이체 중단에 따른 유가족의 실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유가족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시행 이후 초기 몇 달간의 운영 성과가 이 새 제도의 실효성을 가늠할 전망이다.

경제 분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