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에 4000원"…5년 새 24% 뛴 기차역 물가
김지수 기자2026.09.03

6대 메뉴 평균 4만3136원…1년 새도 4.3% 올라
전국 철도역 안에서 파는 김밥·돈가스 같은 식사 메뉴 가격이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코레일유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밥·라면·우동·짜장면·비빔밥·돈가스 등 6개 식사 품목의 평균 가격 합계는 올해 8월 기준 4만3136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4만1367원)보다 4.3% 올랐다.
품목별로는 김밥이 5.7% 올라 4078원을 기록하며 인상률이 가장 높았고, 짜장면 5.1%(7788원), 비빔밥 4.6%(9394원), 돈가스 4.5%(1만26원), 우동 2.9%(6783원), 라면 2.8%(5067원) 순이었다.
서울 시내 김밥보다 200원 더 비싸
이런 상승폭은 통계청이 집계하는 일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생활물가지수는 김밥이 4.8%, 짜장면이 2.9%, 비빔밥이 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는데, 기차역 내 가격 상승률은 이보다 더 가팔랐다.
다만 라면만은 예외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3.1%)이 철도역 내 가격 상승률(2.8%)보다 높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지역 김밥 평균 가격은 3869원, 짜장면은 7654원으로, 철도역 평균 가격보다 낮았다.
이용객 입장에서는 서울 시내 어디에서 사 먹는 것보다 기차역 안에서 사 먹는 것이 더 비싼 셈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4.4%↑…김밥은 33.3%나 뛰어
5년 전인 2021년 8월과 비교하면 철도역 6대 품목의 평균 가격은 24.4% 뛰었다.
품목별로는 김밥이 33.3%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우동 29.2%, 짜장면 29.0%, 라면 21.5%, 비빔밥 21.2%, 돈가스 19.5%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레일유통이 입점 업체와 진행한 가격 인상 협의는 아메리카노를 포함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26건에 달했다.
인상 사유 60%가 '원·부재료비'…올해는 이미 지난해 넘어서
가격 인상의 배경은 대부분 원가 상승이었다.
인상 사유로는 원·부재료비 인상이 60건으로 가장 많았고, 원·부재료비와 인건비 인상이 겹친 경우가 56건, 인건비 인상만 해당한 경우가 2건이었다.
나머지 8건은 점포 비용 부담 완화 등 기타 사유였다.
연도별 협의 건수를 보면 2021년 31건, 2022년 35건으로 많았다가 2023년 7건, 2024년 9건으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21건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23건이 접수돼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어선 상태다.
"선택권 없는 공간에서의 가격 인상, 관리 필요"
김미애 의원은 철도역이 열차 이용 과정에서 외부 음식점으로 이동하기 어렵고 일반 상권보다 선택권이 제한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 불가피한 사정은 고려하더라도, 가격 인상이 이용객의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승객들이 열차 시간에 쫓겨 역 안에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독점적 구조' 속 가격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짚은 지적이다.
코레일유통 "가격 적정성 배점 대폭 상향"…입점 심사 개선 방침
코레일유통은 가격 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제도 개선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 수준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입점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계량 평가 항목 중 '판매상품 가격의 적정성' 배점을 기존보다 대폭 상향하고, 평가위원들이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입점 희망 업체의 제안 가격을 비교·평가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또 기존 입점 업체가 가격 인상을 요청할 경우, 원·부재료비 상승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증빙 자료를 토대로 인상의 타당성을 정밀하게 검증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철도 이용객 늘어나는데 물가는 계속 오름세
이번 논란은 철도 이용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시점에 불거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여름 휴가철 철도 이용객은 총 730만여 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698만 명)보다 4.6% 늘었다.
이처럼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역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어 이번 가격 인상 논란이 체감하는 이용객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입점 심사 개선이 실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코레일유통이 예고한 입점 심사 개선안이 실제로 시행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격 적정성 배점을 높이는 것만으로 기존 입점 업체의 인상 요인인 원가 상승 압박 자체를 해소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밀 검증 절차가 실제로 무분별한 가격 인상을 걸러낼 수 있을지가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것이다.
철도역이라는 제한된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한 상시적인 가격 모니터링 체계가 마련될지도 향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