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보다 비싸졌다"…코카콜라 편의점가 7.2% 인상
박정아 기자2026.09.04

350㎖ 캔 2100원→2200원…52개 품목 100~300원씩 줄인상
편의점에서 파는 코카콜라 가격이 2년 만에 다시 오른다.
LG생활건강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지난달 21일 다음 달 1일(8월 1일)부터 편의점에 공급하는 코카콜라·스프라이트·환타·파워에이드 등 탄산음료와 주스, 커피, 스포츠음료를 아우르는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100~3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평균 인상률은 7.2%로, 코카콜라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2024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편의점 소비자가 기준으로 코카콜라·코카콜라 제로 350㎖ 캔은 2100원에서 2200원(4.8%)으로, 500㎖는 2400원에서 2500원(4.2%)으로, 1.5ℓ는 4000원에서 4300원(7.5%)으로 각각 오른다.
스프라이트 350㎖ 캔은 1900원에서 2000원(5.3%), 환타 350㎖ 캔은 1700원에서 1800원(5.9%)으로 인상된다.
인상 폭이 가장 큰 품목은 파워에이드로, 600㎖ 페트는 2400원에서 2600원(8.3%), 1.5ℓ 제품은 3500원에서 3800원(8.6%)까지 오르며 이번 조정 중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기름값보다 비싼 콜라'…리터당 단가 역전 현실화
이번 인상으로 콜라의 리터당 가격은 사실상 휘발유값을 넘어서게 됐다.
인상된 코카콜라 1.5ℓ 페트(4300원)를 리터당 단가로 환산하면 약 2867원인데, 이는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리터당 1600원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물 대신 자동차에 넣을 일은 없는 탄산음료지만, 액체 1리터를 사는 데 드는 비용만 놓고 보면 콜라가 기름보다 훨씬 비싸진 '주객전도' 현상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배경이다.
"국제유가·환율 상승에 알루미늄값까지"…원가 부담이 인상 배경
코카콜라음료 측이 밝힌 인상 배경은 원가 상승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 알루미늄과 포장재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소비자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인상률과 대상 품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페트병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밀어올렸고, 캔 제조에 쓰이는 알루미늄 가격 역시 급등하며 캔·페트 제품 모두의 원가를 동시에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인상에서는 페트 제품의 평균 인상률(7.2%를 웃도는 수준)이 캔 제품(최저 4.8%)보다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 나프타발 원가 압박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가격 조정은 편의점 판매 제품에 한해 적용되며,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등 다른 유통채널의 가격 인상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칠성도 이미 5.3% 인상…탄산음료 업계 '동반 인상' 흐름
이번 코카콜라의 가격 조정은 업계 전반의 인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6일부터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칸타타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 바 있다.
코카콜라음료(7.2%)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두 회사가 조정한 품목만 합쳐 96개에 달한다.
코카콜라의 인상률이 롯데칠성보다 1.9%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편의점 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버거킹 가격 인상, 굽네 중량 축소…식음료 업계 전반이 '버틸 만큼 버텼다'
탄산음료 가격 인상은 식음료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원가 압박의 한 단면으로도 읽힌다.
앞서 버거킹이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리고,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가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가격 인상('실링크') 효과를 낸 사례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버틸 만큼 버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환율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공통된 압박 요인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분간 추가 인상 여력은 제한적"…업계 "비용 자체 흡수해야 할 수도"
업계에서는 당분간 포장재와 물류비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이미 가격을 조정한 업체들의 경우 추가 인상 여력이 크지 않아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하는 상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계속 출렁이는 상황에서, 식음료 업계가 추가적인 원가 부담을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을지가 향후 가격 정책의 관건으로 꼽힌다.
고물가 속 필수 기호식품 가격 안정을 어떻게 관리할지
탄산음료가 필수재는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기호식품인 만큼, 이런 잇단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정부가 석유류에는 최고가격제 같은 직접적인 개입 수단을 갖고 있는 반면, 가공식품·음료 가격은 기업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에 맡겨져 있는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소비자가로 전가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