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 끝?…미국 디저트 시장, '초록·보라'로 재편
박정아 기자2026.09.09

"안정세 접어든 두바이 초콜릿"…美 제과협회 "말차·우베가 그 자리 채운다"
전 세계 디저트 시장을 강타했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그 자리를 초록빛 말차(Matcha)와 보랏빛 우베(Ube)가 채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미국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캔디와 스낵이 식품업계 전반의 트렌드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고 밝히며, 지난해 미국 식품시장을 강타했던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가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여전히 인기 디저트 메뉴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를 이을 차세대 디저트 트렌드로 말차와 우베를 지목하고 있는데, aT 관계자는 "말차와 우베 모두 이미 잘 알려진 맛이지만, 앞으로 미국 대형마트와 식품 유통채널에서 더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LA·뉴욕서 우베 라떼·아이스크림 인기…"2027년까지 성장률 80% 이상" 전망도
두 재료 중에서도 특히 우베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의 일종인 우베는,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향을 내는 데다 인공색소를 쓰지 않아도 강렬한 보라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베 트렌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확산됐는데, 특히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지에서는 우베 아이스크림과 우베 라떼, 우베 치즈케이크가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보라색이 주는 시각적 매력이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젊은 세대에게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트렌드 기관에 따르면 2027년까지 우베 관련 메뉴 성장률이 8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는 우베가 '올해의 맛'으로도 선정되며 말차 이후 가장 주목받는 신흥 재료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차 열풍의 진화형"…건강함에 즐거움 더한 컬러 마케팅
우베의 확산은 앞서 디저트 업계를 지배했던 말차 트렌드의 연장선이자 진화형으로 해석된다.
말차가 주도했던 '건강한 이미지'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이제는 '즐거운 디저트 컬러'로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베에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과 식이섬유, 비타민C 등이 풍부해 건강 이미지도 함께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SNS 인증샷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층과, 건강을 챙기면서도 맛은 포기하지 않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카페·베이커리 넘어 편의점·대형마트까지 확산
우베 열풍은 카페와 베이커리 중심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빠르게 번지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서울 성북구 등지의 소규모 카페들이 발 빠르게 우베 라떼와 우베 레어 케이크 같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우유와 완전히 섞이기 전 그라데이션처럼 드러나는 보랏빛 컬러감이 SNS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다소 생소한 재료로 여겨지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게시물이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스타벅스코리아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우베를 활용한 신메뉴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연출된 공개'로 흥한 피스타치오도 여전히 강세
한편 두바이 초콜릿이 촉발한 '피스타치오 열풍'은 여전히 베이커리·스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 초콜릿을 쪼갰을 때 안에 든 피스타치오 필링이 소용돌이치며 흘러나오는 장면이 틱톡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피스타치오는 초콜릿 속 재료를 넘어 크루아상과 브라우니, 쿠키, 떠먹는 크림 등 베이커리와 스낵 전반으로 확장됐다.
업계에서는 이제 피스타치오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덜전스(탐닉)'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인터랙티브 캔디·기능성 스낵과 함께 2026년 6대 트렌드로
말차와 우베는 미국 스낵 시장 전반의 트렌드 재편 흐름 속에서 함께 부상하고 있다.
KATI가 정리한 2026년 미국 스낵 시장 6대 트렌드에는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캔디', 피클맛 스낵, 단백질·콜라겐·프로바이오틱스 등을 강화한 '기능성 스낵', 커피맛 스낵, 계절과 무관하게 출시되는 한정판 제품, 그리고 말차·우베 제품이 포함됐다.
특히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 모양 젤리인 '필러블 젤리(Peelable Jelly)'처럼, 맛뿐 아니라 벗기고(Peel) 터뜨리고(Pop) 깨뜨리는(Crack) 체험 자체를 파는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관건은 "일시적 SNS 유행을 넘어 정착 재료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
업계에서는 두바이 초콜릿이 그랬듯, 짧은 주기로 교체되는 디저트 트렌드 특성상 말차·우베 열풍 역시 유행이 지나면 시들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만 말차는 이미 패션과 뷰티 업계까지 색채 트렌드로 확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우베 역시 하나의 색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런 신흥 재료들이 SNS발 반짝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선택지로 정착할지는 앞으로 몇 년간의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