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01달러 돌파…룰라, 13억 달러 연료 방어전
신현성 기자2026.09.10

美·이란 유조선 충돌에 4개월 만에 최고치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해상 운송으로 번지면서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1.58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전장보다 3.25% 오른 배럴당 96.05달러로 마감하며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중부사령부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미군 함정 공격에 대응해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한 데 이어, 이란도 이에 맞서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보복 공격하고 선박 10척을 공격하면서다.
세계 원유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격이 거세지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브라질, 10월 선거 앞두고 '연료 보조금 카드' 다시 꺼내
이런 유가 급등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나라 중 하나가 브라질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정부는 유가 상승에 대응해 13억 달러 규모의 연료 보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래 룰라 행정부가 시행해온 광범위한 구제 계획의 일환이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글로벌 유가 상승의 충격을 직접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8월 연장됐던 휘발유 보조금은 이번 주 수요일 만료를 앞두고 있었는데,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자 정부가 곧바로 추가 지원에 나선 셈이다.
6월엔 보조금 축소했다가…분쟁 재점화로 "단명한 구제책"
브라질 정부의 이런 행보는 다소 오락가락한 궤적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앞서 유가가 하락했던 지난 6월, 경유 보조금의 일부를 철회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국제유가 안정에 따라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미국-이란 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유가가 재차 급등하자, 이 구제책 축소 조치는 채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단명한 정책'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에 13억 달러 규모의 추가 보조금 투입을 결정하며, 유가 방어를 위한 재정 지출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선거 앞둔 포퓰리즘" 비판도…재정 부담 우려 커져
이런 연료 보조금 확대에 대해서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10월 대선을 앞둔 룰라 대통령이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최소화해 지지율을 방어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런 반복적인 보조금 지급이 브라질의 재정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매번 보조금으로 대응할 경우 장기적인 재정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6년 유가, '지정학 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부상
전문가들은 2026년 국제유가가 OPEC+의 감산 정책과 미국 셰일 생산량, 중국의 수요 등 전통적인 수급 요인 외에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이후 국제유가는 미·이란 충돌이 확대되고 축소되기를 반복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의 감산 정책이 유가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언제 다시 고조될지가 향후 유가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유조선과 상선 공격으로까지 확산된 만큼, 당분간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처럼 연료 보조금으로 서민 부담을 완화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날 경우, 이는 각국 재정에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유가 급등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화될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얼마나 빨리 완화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투자나 정책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