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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항공료 급등…"유가·환율發 비용만 쌓인다"

박지은 기자2026.08.16
국제항공료 급등…"유가·환율發 비용만 쌓인다"
"휴가 예산 수십만 원 더 든다"…항공료 28.2%↑ 해외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의 지갑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28.2% 상승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평균 1.5% 상승에 그쳤던 국제항공료가, 4월(15.9%)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로 급격히 전환한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직장인 A씨는 최근 여름 휴가를 위해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려다 예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결국 여행 일정을 줄이기로 했다. 숙박비만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데다 교통비까지 늘면서, 예산이 수십만 원 불어났기 때문이다. "공급을 단기간에 늘릴 수 없다"…항공·호텔업의 구조적 가격 경직성 전문가들은 이런 여행 서비스 물가가 다른 품목보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로 산업 구조 자체를 지목한다. 공산품은 생산량을 늘려 가격을 조정할 수 있지만, 항공 좌석과 호텔 객실은 공급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워 수요 증가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산업은 리스료와 정비비,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비용이 늘어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다"며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료가 쉽게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성수기 수요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유가·인건비 등 비용 증가가 가격 하방 경직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빠르게 늘어난 방한 외국인 관광객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유가·환율이 직접 가격 좌우…"항공사 통제 밖 외부 요인" 항공권 가격 결정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런 비용 상승이 왜 소비자가로 곧장 전가되는지 알 수 있다. 항공사의 가장 큰 운영 비용 중 하나가 항공유인데, 국제 유가가 오르면 운항 비용이 함께 증가해 이것이 결국 티켓 가격에 반영된다. 여기에 해외 항공사를 이용할 때는 환율 변동도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데,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 항공사 티켓 구매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이 두 요소는 항공사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라, 최근처럼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출렁이는 상황에서는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여행업계는 '비용 절감'으로 방어…공급 조정해 흑자 사수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여행업계는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지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노랑풍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비용은 457억6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5% 줄었는데, 광고선전비는 30.9% 감소한 36억4500만 원, 항공권총액원가는 43.3% 줄어든 77억1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수요와 예약 상황에 맞춰 항공 좌석과 상품 공급 자체를 미리 조정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항공 운임 상승 등으로 여행 수요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여행사는 공급과 비용 관리, 플랫폼은 사업 다각화, 호텔은 인바운드 수요 확보 등 각자의 사업 구조에 맞는 대응이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짚었다. 플랫폼은 오히려 '외형 성장'…야놀자 통합거래액 26.8%↑ 반면 종합 여행 플랫폼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야놀자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5023억 원으로 전년 동기(4407억 원) 대비 14% 증가했고,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85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통합거래액은 21조4000억 원으로 26.8% 늘었는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 매출이 1489억 원으로 12.8% 증가했다. 이는 여행사가 항공권·패키지 판매라는 기존 사업 모델에 의존하는 반면, 플랫폼 기업은 기업용 솔루션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며 불확실한 여행 수요 변동에 대한 완충력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는 더 심각…월드컵도 "비싸서 못 간다" 예약 부진 여행 전문지 타이드에 따르면 2026년 미국 월드컵을 앞두고도, 높은 입장료와 항공료·숙박비 부담으로 많은 팬들이 현장 관람을 포기하면서 미국 호텔과 항공사들이 예상 예약 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조차 예약 부진을 겪는다는 것은, 일반적인 해외여행 수요가 얼마나 위축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예약 부진은 다시 인력 감축과 근로시간 축소,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으며, 관광가이드와 호텔 직원, 항공사 승무원 등 여행업 전 분야의 고용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여행은 특권이 되고 있다"…경제적 약자 배제 우려도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여행이라는 경험 자체의 접근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프라 부족과 비용 상승에 정책적 장벽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막바지에 여행을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배제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이 일부 계층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정학적 변수가 잦아들 때까지 업계가 버틸 체력을 갖췄을지 이번 비용 상승 국면이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환율이라는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와 항공사, 호텔업계가 각자의 사업 구조에 맞춰 비용 관리와 사업 다각화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펼치느냐가, 이 불확실한 국면을 버텨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비수기 항공권 활용이나 공급 조정에 따른 가격 변동을 미리 파악하는 등,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런 시장 변수를 함께 고려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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