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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닷컴 MAU 국내 OTA 첫 추월, 韓 여행업계 '고사 위기'

박지은 기자2026.09.15
트립닷컴 MAU 국내 OTA 첫 추월, 韓 여행업계 '고사 위기'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트립닷컴'] 사상 초유의 '1위 뺏김'…트립닷컴, 월간활성이용자수서 토종 OTA 역전 한국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시장에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중국계 OTA 트립닷컴이 자본력을 앞세운 물량 공세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국내 OTA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국내 여행 플랫폼 업계가 주춤한 사이, 중국계 트립닷컴과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다 한국 기업이 망한다"는 위기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데, 이는 국내 여행 플랫폼 생태계 전반의 존립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 이벤트, 할인 폭 크네요"…자본력 앞세운 파격 프로모션 중국계 플랫폼들의 공세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 이용 후기에는 "항공권, 호텔, 랜드마크 입장권 모두 1+1 이벤트라 할인 폭이 크다"는 반응이 잇따르는데, 이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쇼핑 분야에서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이 이미 국내 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이제는 여행 플랫폼 영역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ISMS-P 인증 안 받고도 영업 문제는 이런 경쟁이 공정한 조건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 서비스 부문 매출 100억 원 이상이거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100만 명 이상인 사업자에 대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트립닷컴과 아고다 등 일부 글로벌 플랫폼은 이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로 영업 중이다. 이들 기업은 국내 매출을 '정보통신 서비스 매출'로 보지 않는 방식으로 기준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실제 트립닷컴 코리아(옛 씨트립코리아)와 아고다 페이먼트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96억 원, 847억 원으로 집계됐다. 동일한 규제가 국내 기업에는 엄격하게 적용되는 반면 해외 기업에는 느슨하게 작동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결제할 때 가격이 왜 달라지나 했더니 알고 보니 중국 것이었다"는 반응도 나오는데, 이는 원산지나 운영 주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방한 중국인 최대 700만 명 예상되지만…"국내 OTA 반사이익은 제한적"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OTA가 아닌 중국계 플랫폼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만을 둘러싼 중·일 갈등 여파로 올해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7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시행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제도의 영향도 컸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촉발된 이른바 '한일령' 여파로, 야놀자리서치는 일본 여행을 포기한 중국인 관광객 40만~90만 명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OTA가 아닌 자국 플랫폼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인바운드 여행에서는 국적에 따른 OTA 선택이 일반적인 데다,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과 가격경쟁력까지 고려하면 국내 OTA가 얻을 반사이익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을 단기간에 유치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한일령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웃바운드도 마찬가지…"수수료가 해외로 줄줄이 유출" 이런 우려는 중국인의 방한 여행(인바운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이 해외로 떠나는 여행(아웃바운드) 역시 부킹닷컴·트립닷컴 등 글로벌 OTA가 국내 시장을 상당 부분 장악한 상태다. 한국인이 도쿄행 항공권을 결제할 때도, 외국인이 부산 해운대 호텔을 예약할 때도 정작 국내 토종 여행사가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부킹닷컴과 트립닷컴이 한국에 상륙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양방향 모두에서 수수료가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2023년 기준 5993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온라인 여행 시장에서, 국내 플랫폼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역차별 해소와 국내 OTA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지 이번 사태는 국내 규제 체계와 시장 구조 전반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다. 해외 플랫폼이 국내 규제를 피해가는 '역차별' 구조를 정비하지 않는 한, 방한 중국인 700만 명이라는 대규모 관광 특수가 예상되더라도 그 과실은 대부분 중국계 플랫폼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정책 당국이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를 얼마나 빠르게 메우고, 국내 OTA 업계가 자본력의 열세를 극복할 차별화 전략을 얼마나 신속하게 마련하느냐가, 이번 '중국發 공습'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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