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벌금은 없다"…피자에 파인애플 올리면 처벌?

한지훈 기자2026.09.16
"벌금은 없다"…피자에 파인애플 올리면 처벌?
실제 처벌 조항은 어디에도 없어…"진지한 외교 갈등 아니었다" '파인애플 피자에 벌금을 물린다'는 법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전 세계 어디에도 이를 법적으로 금지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실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여러 유명 인사들의 농담과 대중문화 속 가상의 설정이 뒤섞이며 만들어진 일종의 '국제적 밈(meme)'에 가깝다. 다만 그 농담이 워낙 널리 퍼지고 반복돼온 탓에, 마치 실제 규정이 있는 것처럼 회자되고 있다.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소신 발언'이 원조 이 논쟁의 시작점으로 꼽히는 것은 2017년 아이슬란드 대통령 그뷔드니 요한네손의 발언이다. 그는 당시 "저에게 타당한 권한이 있다면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올리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키고 싶다"는 취지의 소신 발언을 했는데, 이는 국가 정책이 아니라 농담성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하와이안 피자의 발상지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당시 총리가 자국에서 만든 이 피자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맞받아치며, 두 나라 정상이 피자 취향을 놓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설전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하와이안 피자를 증오하는 일부 피자 애호가들과 이탈리아인들은 "이탈리아 원산의 피자를 모욕하는 캐나다에 선전포고라도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보탰지만, 실제로 진지한 외교적 논쟁으로 번진 것은 아니었다. 게임 속 '가상의 법'도 한몫…사이버펑크 2077의 '피자 신성모독법' 이런 밈이 더욱 굳어진 데는 대중문화의 영향도 있다. 인기 비디오게임 '사이버펑크 2077'의 가상 도시 '나이트 시티'에서는 파인애플 피자가 실제로 법적으로 금지된 설정으로 등장하는데, 죄목은 "파인애플 또는 파인애플 유사 제품 불법 사용(피자 신성모독법 제1조 제5a절)"이라는 익살스러운 명칭이 붙어 있다. 물론 이는 게임 속 가상 설정일 뿐, 현실 세계의 어떤 국가나 도시에도 이런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IOC 총회에서도 재소환…"46 대 49, 3표 차로 부결" 지난 2월 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투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비공식 테스트 질문으로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려도 괜찮을까요?"라는 안건이 상정됐다. 정식 의제가 아닌 시스템 점검용 질문이었음에도 표 대결은 박빙으로 진행됐는데,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찬성 46표, 반대 49표, 3표 차로 파인애플 피자는 허용할 수 없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이 투표는 어떤 법적 구속력도 없는, 시스템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장난스러운 이벤트였다. 정작 이탈리아에서도 판매…"피자의 본고장에서도 팔립니다" 흥미로운 점은 파인애플 피자를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 부르며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에서도, 실제로는 이 피자를 파는 식당이 있다는 사실이다. 밀라노 현지 취재에 따르면, 일반 식당이 취급하는 60여 가지 피자 메뉴 중에는 '벤트치라나 아나나스'처럼 파인애플을 활용한 메뉴도 실제로 포함돼 있다. 살라미(말린 햄)와 모짜렐라 치즈, 고수, 대파와 함께 파인애플을 구운 피자나, 파인애플을 프로슈토(건조 햄)로 감싸 숯불에 구운 피자를 파는 곳도 확인됐다. 이는 '이탈리아는 파인애플 피자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선택지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와이안 피자의 기원은 캐나다…1962년 처음 등장 정작 이 논쟁의 주인공인 '하와이안 피자' 자체는 하와이가 아닌 캐나다에서 탄생했다. 1962년 캐나다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피자는, 미국식으로 변형된 피자에 파인애플이라는 이색적인 토핑을 얹은 것이 특징이다.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피자의 본질을 왜곡한 것'으로 여기는 강한 반감이 존재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식 문화에 대한 취향 차이와 자부심의 문제일 뿐, 법적 제재와는 무관하다. "농담과 사실을 구분하기"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리면 벌금을 문다'는 이야기는, 실존하는 법률이 아니라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농담성 발언에서 출발해 게임 속 가상 설정, 국제기구의 시스템 테스트 이벤트를 거치며 반복적으로 회자돼온 국제적인 밈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이런 밈이 오랜 기간 여러 매체를 통해 재생산되면서, 마치 실제 규정처럼 오인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피자에 어떤 토핑을 올릴지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이며,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국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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