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좀비기업 퇴출"…코스닥 상폐 최대 220곳
한지훈 기자2026.09.25

시총 150억→200억, 내년엔 300억으로…4대 요건 동시 강화
코스닥 시장이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옥석 가리기'에 돌입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을 신속·엄정하게 퇴출시키기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지난 7월 1일부터 강화된 기준을 실제 적용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시가총액과 동전주, 완전자본잠식, 공시위반이라는 네 가지 요건의 동시 강화다.
먼저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이 기존 15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올랐고, 현재 규정대로라면 2027년 1월 1일부터는 다시 300억 원으로 상향된다.
이 시가총액 기준은 매 반기 조기 상향되는 구조여서, 이 기준을 넘지 못하는 기업은 곧바로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된다.
'동전주 30일 연속' 신설…액면병합 꼼수도 원천 차단
가장 눈에 띄는 새 규정은 이른바 '동전주 요건'이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이 30거래일 연속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그동안 액면병합 등을 통해 이런 기준을 우회해온 관행에 대해서도 이번 개편에서는 이를 원천 차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됐다.
여기에 완전자본잠식 요건도 강화됐는데,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만 심사했다면 이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까지 포함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공시위반 관련 규정도 손질됐다.
누적 벌점 기준이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지면서, 고의적인 공시 위반 기업은 사실상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즉시 심사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관리종목 이미 39곳…거래소 시뮬레이션 "최대 220곳 퇴출"
8월 16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는 39곳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진행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기존 연간 50여 곳 수준에서 최대 150곳, 상황에 따라서는 220여 곳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코스닥 시장 전체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의미하는 규모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유 종목이 하루아침에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혁신기업은 적극 수용, 부실기업은 신속 퇴출"…'다산다사' 구조 전환
이번 개혁의 배경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정부의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의 방향을 이른바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의 전환으로 설명한다.
혁신 기업의 상장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시장의 신뢰를 저해하는 좀비기업·부실기업은 빠르게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퇴출 기준 탓에 실적이 없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들이 장기간 상장을 유지하며 개인투자자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개혁은 이런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2026년 2월~2027년 6월은 집중관리기간"…거래소 전담팀 밀착 감시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단발성 조치로 끝내지 않고, 별도의 감시 체계까지 마련했다.
2026년 2월부터 2027년 6월까지를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으로 설정하고, 한국거래소 내 전담팀이 이 기간 동안 밀착 감시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새 기준 도입 초기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준을 회피하려는 기업들의 편법을 신속하게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흑자기업은 예외"라는데…확정 여부는 불투명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건 "흑자기업은 시가총액이 작아도 상장폐지에서 제외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는 아직 명확히 확정된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해당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 이어질 수 있는데, 매출과 손실, 거래량, 주식분산, 자본잠식, 자기자본, 정기보고서, 지배구조 등 한국거래소가 안내하는 세부 기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흑자냐 적자냐'만으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내 종목이 안전한지 미리 확인해야"…시가총액·주가·재무제표 직접 점검 필요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보유 종목이 이번 강화된 4대 요건에 해당하는지 직접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시가총액이 200억 원(2027년부터는 300억 원) 기준에 근접했는지, 주가가 1000원 아래로 장기간 머물고 있는지, 최근 반기 재무제표상 자본잠식 상태는 아닌지, 공시위반 누적 벌점이 쌓이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를 통해 관리종목과 상장폐지 관련 최신 정보를 직접 조회할 수 있다.
"구조조정 속도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
이번 개혁은 장기적으로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최대 220곳에 달하는 대규모 퇴출이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