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이키, S&P100서 퇴출…빈자리는 AI 칩·데이터센터가

김지수 기자2026.09.23
나이키, S&P100서 퇴출…빈자리는 AI 칩·데이터센터가
9월 21일 개장 전 제외…S&P500엔 그대로 잔류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18년 만에 미국 대표 우량주 지수인 S&P 100에서 퇴출된다.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지난 7일(현지시간) 분기별 정기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나이키를 오는 21일 뉴욕증시 개장 전 S&P 100 구성 종목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S&P 100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우량기업 100곳을 추종하는 지수로, 나이키는 그동안 18년간 이 지수에 편입돼 있었다. 다만 나이키가 더 광범위한 대형주 지수인 S&P 500에서까지 빠지는 것은 아니며, 이 지수에는 계속 남는다. 같은 날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와 사이먼프로퍼티그룹, 콜게이트파몰리브도 함께 퇴출되는데, 이들의 빈자리는 모두 정보기술(IT) 업종 기업으로 채워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가 177달러→38달러…시총 2200억 달러 증발 나이키 주가는 지난 4일 기준 38.40달러로, 2021년 11월 기록한 최고가 177.51달러와 비교하면 약 78% 폭락한 수준이자 12년 만의 최저치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2200억~2300억 달러(약 296조~320조 원)에 달하며, 시가총액 자체는 2021년 말 약 2640억 달러에서 약 57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S&P 100 지수 자체는 오히려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나이키와 미국 대형주 전반의 격차는 한층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매출도 정체…D2C 6%↓, 디지털 12%↓, 컨버스 31%↓ 실적 지표 역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이키의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은 464억 달러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환율 변동을 제외하면 오히려 2% 감소한 수치다. 2024회계연도 매출(약 514억 달러)과 비교하면 2년 사이 약 10% 줄어든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나이키 다이렉트(D2C) 매출이 6%, 디지털 매출이 12% 줄었고, 핵심 브랜드 중 하나인 컨버스 매출은 31% 급감했다. 다만 최근 회계연도 기준 북미 시장 매출은 5% 늘어나며 일부 회복 신호도 보였다. 세계 점유율 25.9%→22.9%…中서 8분기 연속 매출 감소 특히 심각한 것은 해외, 그중에서도 중국 시장의 부진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에서 나이키의 점유율은 2022년 25.9%에서 지난해 22.9%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집계로는 3년 연속 하락하며 2025년 기준 22.9%까지 낮아졌는데, 같은 기간 경쟁사 아디다스의 점유율은 12.2%로 오히려 상승했다.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스포츠 신발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온(On)과 호카(HOKA) 같은 신흥 브랜드로 옮겨가는 동시에, 안타·리닝 같은 현지 브랜드들도 값싼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에 한때 연간 매출의 15%를 차지하던 중국 시장 매출은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가장 최근 회계연도 기준으로도 중화권 매출은 환율 요인을 제외하고 13% 줄었다. "혁신 부족·유통망 전략 실패"가 근본 원인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5년간 이어진 혁신 부족과 신흥 경쟁업체의 부상, 판매 둔화를 나이키 부진의 근본 원인으로 꼽는다. 드레이크 맥팔레인 엠사이언스 애널리스트는 "일부 핵심 제품을 제외하면 나이키가 과거만큼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나이키가 자사 몰(D2C) 판매에 집중하는 사이, 기존 백화점·신발 유통업체의 매대는 호카 같은 신흥 브랜드가 빠르게 채워나갔고, 아디다스 같은 기존 경쟁사 역시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힐 CEO의 '스포츠 오펜스' 조직개편…"업계 흐름과 정면 충돌" 2024년 복귀한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스포츠 오펜스(Sport Offense)' 조직 개편과 고성과 프랜차이즈 집중, 도매 유통망 복원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소비자 방문 감소와 재량소비 위축이라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이런 노력이 아직 뚜렷한 반전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나이키 측은 이번 S&P 100 퇴출과 관련한 언론의 논평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퇴출이 소비재 브랜드보다 대형 기술 기업을 선호하는 시장의 흐름과, 힐 CEO 체제의 경영 정상화 노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빈자리는 델·팔로알토·아리스타·샌디스크가…"AI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대세" 나이키가 떠난 자리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팔로알토네트웍스, 아리스타네트웍스, 샌디스크 등 4개 기술기업이 S&P 500에서 승격돼 채운다. 이는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이버보안 관련 기업들로, 지수 구성 자체가 한층 더 반도체·클라우드 하드웨어·보안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리스타는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스위치 장비를 판매하고, 샌디스크는 지난해 웨스턴디지털에서 분사해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는 지난달 델 테크놀로지스가 AI 서버 신규 주문 급증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했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다우지수 잔류 여부도 '위태'…30개 종목 중 최하위 주가 나이키의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3년부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구성 종목에 포함돼온 나이키가 이 지수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키 주가(약 36~38달러)는 현재 다우 30개 종목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데, 가격가중 방식으로 산출되는 다우지수에서는 주가가 낮을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도 작아지는 구조다. 다우지수 내 나이키의 비중은 0.4%로 30개 종목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 향후 정기 개편에서 추가 퇴출 대상으로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S&P 100 퇴출이 기존 소비재 대형주가 밀려나고 AI·반도체·데이터센터 관련 기술기업이 증시를 주도하는 시대적 흐름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분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