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결혼 시작부터 빚…신혼부부 4쌍 중 1쌍 대출 3억 넘겨

한지훈 기자2026.09.28
결혼 시작부터 빚…신혼부부 4쌍 중 1쌍 대출 3억 넘겨
대출 중간값 8년 새 130%↑…7778만 원에서 1억7900만 원으로 결혼한 지 5년 이내인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 규모가 8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7051만 원)보다 5.0% 늘어난 수준이며,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6년(7778만 원)과 비교하면 130.1% 증가한 수치다. 대출잔액에는 제1·2금융권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의 기업대출이 모두 포함되며, 중앙값은 대출이 있는 부부를 잔액 순으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부부의 대출액을 뜻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9000만 원, 2018년 1억 원을 넘어선 뒤, 집값 상승폭이 컸던 2021년에는 1억5000만 원대로 올랐고 2022년 1억6000만 원대, 2023년 1억7000만 원대로 꾸준히 상승했다. 3억 원 이상 대출 비중 5.3%→24.0%…"20쌍 중 1쌍이 4쌍 중 1쌍으로" 특히 눈에 띄는 건 고액 대출 비중의 급증이다. 3억 원 이상을 빌린 신혼부부 비중은 2016년 5.3%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24.0%까지 치솟았다. 8년 전에는 약 20쌍 중 1쌍이었던 것이 이제는 4쌍 중 1쌍에 가까워진 것이다. 반대로 소액 대출 비중은 눈에 띄게 줄었다. 1000만 원 미만은 같은 기간 8.8%에서 4.6%로, 1000만~3000만 원 미만은 14.7%에서 5.7%로, 3000만~5000만 원 미만은 12.1%에서 5.6%로 각각 낮아졌다. 신혼부부 대출의 무게중심이 소액에서 고액으로 확연히 옮겨간 모습이다. 집 있으면 빚도 더 크다…유주택 중앙값 2억2824만 원 vs 무주택 1억4160만 원 2024년 기준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억2824만 원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부부(1억4160만 원)보다 8664만 원 많았다. 3억 원 이상 대출 비중도 유주택 부부가 33.2%로 무주택 부부(16.7%)의 2배 가까이 됐다. 유주택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6년 1억1200만 원에서 8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 신혼부부의 경우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총액이 6억 원을 넘는 비율이 2015년 5.9%에서 2024년 31.4%로 급등했다. 이는 집값 상승기에 내 집 마련을 위해 이른바 '영끌' 대출을 늘린 신혼부부가 증가한 영향이다. 맞벌이 1억9800만 원 vs 외벌이 1억5787만 원…자녀 있으면 더 늘어 가구 특성별로 보면 맞벌이 부부의 대출액 중앙값이 1억9800만 원으로, 외벌이 부부(1억5787만 원)보다 4000만 원 이상 많았다. 소득이 2배인 만큼 더 큰 대출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더 큰 주택이나 더 높은 가격대의 집을 매수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1억8826만 원)도 무자녀 부부(1억6950만 원)보다 많았다. 출산과 양육으로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에 대출 부담까지 함께 커지는 셈이다. "고금리 기조 속 상환능력 적신호"…추가 금리 인상 우려까지 문제는 이런 대출 부담이 고금리 기조 속에서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자산 축적 기간이 짧은 신혼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국내 금리 여건이 다시 빡빡해질 수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들어 집값과 전세 가격 상승이 잇따르고 결혼 관련 비용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번 통계가 2024년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신혼부부의 대출 부담은 이보다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혼인신고도 내 집 마련 전략' 되는 결혼 페널티 손질 착수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결혼이 주거 지원에서 불이익이 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 손질에 나서고 있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합산 소득이 늘어나 청약이나 대출 우대 조건에서 불리해지는 구조가 오히려 결혼을 미루게 만든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안의 세부 내용과 시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관련 부처의 발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혼부부 대출 부담을 낮추면서도 집값·금리 변수를 어떻게 관리할지" 신혼부부의 대출 증가는 집값 상승기에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대출 없이는 불가능해진 현실을 반영한다. 결국 이런 고액 대출로 결혼 생활을 시작한 부부들이 향후 금리 인상 국면에서 상환 부담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향후 가계부채 리스크와 저출생 문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결혼 페널티 개선책과 신혼부부 특화 금융 지원이 실제 대출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들의 재무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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